SK에너지 印尼 현지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08.09.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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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500배럴 고급 윤활기유 생산...세계시장 1위 수성 역할 톡톡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2시간. 인도네시아 최북단섬 수마트라섬 두마이시(市) 상공 비행기 안에서 파이프라인과 플레어타워로 이뤄진 한 정유공장이 내려다 보인다.

SK에너지 (116,100원 ▲7,000 +6.42%)와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르타미나가 합작해 건설한 ‘제3윤활기유 공장’이다.



SK에너지의 사전 부탁으로 비행기는 윤활기유공장 상공을 한바퀴 선회한 뒤 두마이 공항에 안착했다. 여기서 차로 30분여 달리면 늪지대를 지나 제3 윤활기유 공장이 나온다.

이 공장은 SK에너지의 동남아 진출 전초기지다. 국내 정유업계를 통틀어서도 동남아 공장을 지은 건 SK에너지가 처음이다. 공항서 공장까지 안내를 맡은 현지 주재원의 얼굴은 상주 1년이 채 안돼 따가운 햇볕에 그을려 현지인의 피부색과 별반 다를 게 없다.



↑SK에너지 인도네시아 제3 윤활기유 공장 전경 ↑SK에너지 인도네시아 제3 윤활기유 공장 전경


이 공장은 2006년 4월1일부터 올해 4월30일까지 2년간에 걸쳐 건설됐다. SK에너지와 페르타미나가 각각 지분 65%와 35%를 투자해 만든 합작사 ‘패트라SK’가 총 2억1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중 60%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됐다.

이 공장에선 지난 7월 준공식을 갖고 하루 7500배럴의 윤활기유가 생산되고 있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의 원재료로 윤활기유에 10% 정도의 첨가제를 넣어 엔진오일이 만들어진다. 점도 등에 따라 1,2,3 기유로 등급이 매겨지며, 숫자가 클수록 점도가 낮은 고급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윤활기유는 점도가 134로 제3기유 중에서도 최고등급에 속한다고 한다.

SK에너지는 울산공장의 제 1,2 윤활기유 공장에서 하루 2만10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고급 윤활기유 시장의 50%를 점해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SK에너지에 따르면 전세계 윤활기유 시장규모는연 연간 440억달러 규모. 그 중 6% 정도가 고급 윤활기유 시장이다. 박병용 두마이윤활기유 공장장은 고급 윤활기유 시장은 매년 25%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3 윤활기유는 페르타미나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하고 남는 미전환잔사유(UCO)로 만든다. 페르타미나는 공장 연료로 쓰이던 저부가가치 제품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고, SK에너지는 저렴하게 윤활기유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으니 윈윈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생모델이 쉽게 만들어진 건 아니다. 2005년 초 UCO 공급처로 페르타미나를 주목한 SK에너지는 바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접촉에 나섰지만 인도네시아 내부 정치적 불안과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등 때문에 합작사 설립 계획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

그러던 중 20005년 11월 APEC 정상회담이 변곡점이 됐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해외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 끝에 합작사 설립건을 관철시켰다.

그 뒤 2006년 4월 양사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공장 준공에 들어가는 등 일사천리로 제3 윤활기유 공장 건립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 공장 건 이후 양사는 공동으로 파키스탄 진출을 모색하는 한편, 19억배럴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전개발 분야에서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박 공장장은 “제3 기유공장의 가동으로 석유트레이딩, 석유화학, 자원개발 등 양사간 에너지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 발굴, 상호 기술 및 기술 정보 제공, 엔지니어 교육 등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계획”이라며 “싱가포르 물류기지, 베트남 자원개발, 인도네시아 기유공장을 잇는 동남아시아 트라이앵글의 강화와 해외 글로벌사업을 더욱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마이(인도네시아)=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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