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프레디 조치, 급한불 껐을 뿐"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9.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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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 교수 "주택가격 안정돼야 금융위기 진정"

"구제조치를 앞당겨야 할만큼 상황이 급박했다는 얘기다. 주택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만으로 금융위기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는 무리다"

"패니·프레디 조치, 급한불 껐을 뿐"


미국 정부가 양대 모기지업체 패니매, 프레디맥 구제를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구제금융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조만 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8일 "급한 불을 껐을 뿐"이라고 평했다.



패니매에서 15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조만 교수는 "패니매, 프레디맥의 국유화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그 시기는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예상보다 빨리 조치가 단행된 것은 그만큼 모기지 시장상황이 악화되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사겠다는 것은 주가폭락 이전 자기자본의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1980년대 저축은행 도산 사태때 구제금융 총액 1800억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예상되는 효과로 기존 보통주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는 반면 두 회사의 채권투자자와 관련 모기지 유동화상품을 보유한 기관들은 상황이 개선됐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로 신용경색이나 금융위기가 호전될 것이란 기대는 무리"라고 말했다.

양대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조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위한 방편일 뿐 주택가격 하락, 인플레이션 등 변수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위기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서 시작된 부실이 전체 주택대출에서 90%를 차지하는 '프라임 모기지'로 번질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조만 교수는 "자본력있는 투자자는 많지만 불안감이 여전해 모기지, 신용카드 시장에서 자본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의 안정에는 주택가격 하락이 멈추거나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등 경제변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주택가격 하락이 끝났다고 인식하는 시기가 언제냐는 것인데 지금이 바닥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미국 주택가격 하락은 한번 시작되면 장기간 유지되고 서브프라임에서 발생한 손실이 프라임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브프라임으로 대출된 총량은 1.1조달러이지만 연계된 신용손실이 합쳐서 얼마나 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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