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장기화, 美 증시 반등의 청신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9.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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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증시 악재 뚫고 상승할 가능성 크다"

미국 재무부가 7일(현지시간)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2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펴면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정부 관리 체제로 편입시키기로 함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는 급락이 불가피하지만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증시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불안을 지속하고 있어 증시가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는 경제의 바로미터다. 증시 회복은 보통 경제 움직임을 6개월 정도 선행한다. 증시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을 계기로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다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금융시장의 안정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안정도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달러 장기화, 美 증시 반등의 청신호


미국 집값은 지금껏 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집값의 추가 10% 하락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집값 하락세가 10% 내에서 그친다면 증시와 경제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요인 외에도 지켜봐야할 증시 향방을 좌우할 변수들을 4가지로 압축했다. 로이터는 8일 △ 달러의 강세 △ 이머징 시장 혼란 △ 금융주의 실적 발표 시즌 도래 △ 기술주의 조정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들 4가지 요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달러 강세 장기화 여부이다. 이미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가 과거 6년간의 약세를 지우고 앞으로 수년간의 강세를 유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 장기화는 증시와 집값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달러의 급반등으로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달러의 추세는 이미 강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체이스의 글로벌 외환 투자전략 책임자인 존 노먼드는 "지난 8월 달러 강세는 월간으로 10년래 최대 수준이었다"면서 "8월 달러 강세는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3%로 호조를 나타낸 반면 나머지 전세계 국가들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다 고공비행을 지속하던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자금이 다시 달러로 돌아왔고, 거대한 달러 숏 커버링 자금이 유입된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JP모간체이스는 달러/유로 환율이 내년 말까지 1.38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채권 책임자인 마이클 하센스탭은 "유로는 펀더멘털 측면으로 따지자면 약 30% 가량 과잉평가돼 있다"면서 "유럽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좋지 않은 경제 소식들이 달러 가치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조정을 심각히 고려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 자산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이는 투자 자금을 유입시켜 미국 부동산과 증시 및 금융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도록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달러는 미국 수출 부진이라는 문제도 야기할 수 있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머징 시장의 부진 지속 여부도 관심이다. 달러의 랠리와 이와 대비되는 석유, 원자재 가격 하락세 지속은 이머징 시장에 충격파를 날리고 있다. 이들 지역은 서방 선진국들의 수출 수요 둔화와 지정학적 위기가 증가하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선진국 증시를 능가하며 '안전지대'로 불리웠던 이머징 시장은 올들어 26% 하락하며 월가와 유럽 주요 지수들의 하락세를 능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머징 시장의 하락은 오히려 미국 뉴욕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머징 시장에 넘치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유럽 대신 미국으로 돌아올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짝 다가온 은행들의 실적 발표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이미 50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상각했으며, 추가 상각분도 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골드만삭스가 오는 1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리먼브러더스의 발표도 예정돼 있다. 산적한 지뢰밭을 어떻게 피해갈지 문제다.

기술주들의 조정도 문제점이다. 노키아는 지난 5일 순익 전망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고, 이는 기술주들을 강타했다. 기술주들은 소비가 수요 둔화와 델의 실망스런 순익 발표 등에 이미 악영향을 받은 터였지만, 노키아의 발표는 충격이 컸다.



그러나 증시가 이러한 변수들을 뚫고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금융 시장에 안정을 줘 증시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잭 애블린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패니메·프래디맥 구제안 발표는 주택 금융 시장을 안정시켜 향후 미국 뉴욕 증시 반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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