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업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9.0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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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급등 탓… 현금서비스 한도축소·추석 마케팅 자제

'9월 위기설' 와중에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라 유휴회원에 대한 현금서비스 한도축소 등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신규회원 확보나 점유율 제고를 위한 마케팅도 자제하는 모습이다.

◇조달금리 급등에 울상=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5일 미래에셋을 통해 무보증사채 100억원을 연리 7.72%에 발행했다. 같은 날 동양종금증권, CJ투자증권을 통해 발행한 것도 금리가 각각 7.68%, 7.56%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포인트 가량 금리가 높아진 수준이다.



삼성카드 무보증사채의 발행금리는 지난해 8월말 5.83%였다. 올들어서는 1월 6.12%로 높아졌다 2월 5.71%로 떨어졌으나 5월 6%대에 재진입했고, 7월 7.65%, 8월 7.52% 등으로 더 높아졌다.

신한카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8월말 5.79%에서 이 달 초에는 7.73%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중순 7.51%, 올 3월말 6.06% 8월 중순 7.51% 등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하곤 했는데, 올 들어서는 실적이 거의 전무하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글로벌 자금공급이 중단됐고, 더욱이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한 때문이다.

A카드의 재무담당 임원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연 5% 이하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정이 달라졌다"며 "해외에선 자금줄이 마르고, 국내는 금리가 치솟는 겹악재에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자금조달 채널도 협소해 져 걱정"이라며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리띠 졸라맨다= 삼성, 신한, 현대 등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1년 이상 카드를 쓰지 않는 유휴 회원들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유휴회원 대상 마케팅 등에 칼을 대지 않았으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해 방침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유휴회원에 드는 마케팅 비용을 감안, 카드사들에 "일정기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회원은 탈퇴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해 왔다. 카드사들은 "유휴회원도 언제든 활성화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라며 미사용 한도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도 마케팅을 계속해왔다.



조달금리 상승은 카드 마케팅에도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규고객 모집을 위한 이벤트가 눈에 띄지 않고 있고, 최고의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기간 경품 마케팅 규모도 예전만 못하다.

B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입 감소, 조달금리 급등, 글로벌 신용경색 등 악재가 겹친 탓에 예전보다 마케팅 예산을 줄였다"며 "카드사 대부분은 공개한 경영목표를 20~30% 낮춘 상태"라고 전했다.

삼성카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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