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고용, 세컨드 펀치 날리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9.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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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용 지표 발표 예정… 불안감 크지만 일말의 반등 심리도

글로벌 경기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뉴욕증시는 이래 저래 악재만 무성했던 투자자들에게 억세게 운이 나쁜 하루였다.

유명한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미 예일대 교수는 미국의 주택 가격 하락이 대공황 당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미국의 주택 가격은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대공황 당시인 1930년대 집값 하락폭인 30%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00만명의 주택 소유자가 주택가격보다 높은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주택가격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란 기대는 '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세 종료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뿐만 아니다. 5일(현지시간) 예정된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발표된 ADP 민간고용과 주간신규실업수당신청자 지표는 투자자들을 온통 실망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지난주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5주래 최대 폭 증가했고, 연속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도 5년래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 ADP의 8월 민간고용은 3만3000명 감소,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인 3만명 감소보다 훨씬 감소폭이 컸다.

이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으며, 뉴욕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졌다. 결국 다우지수는 344포인트 폭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날 증시의 방향에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5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5.7%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고용이 전날 ADP 부문 부진을 반영해 예상을 하회할 경우 증시는 큰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 악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고용지표는 경제가 회복되는 내년 하반기에 가서야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용 충격은 당분간 경제의 주요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다 글로벌 동반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유로존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분기 '0' 성장을 기록했던 영국 마저 3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며, 2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일본도 위태롭다.

유럽, 일본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기 불안이 가시화되고 여기다 고공성장을 지속하며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이머징 국가들 마저 경기 하강 국면에 떨어지면서 전세계 경제는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브라이언 벨스키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일단 증시 주변에 모여 글로벌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곱씹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모든 경기지표들을 살펴볼 때 글로벌 경기둔화는 가시화됐다"고 지적했다.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107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기업들의 비용 증가를 누그러뜨리는 순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를 이끌 수도 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악재 요인을 반영, 증시에 오히려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전날 다우지수의 낙폭이 너무 커 악재들이 선반영됐다는 점이다. 이날 고용 불안도 먼저 전날 낙폭에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뉴욕 증시 인근에는 156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이 대기중이다. 메릴린치는 이러한 대기자금은 1992년 자료를 처음 집계한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부분 이 자금은 헤지펀드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저가 매수세를 노리고 증시에 다시 진입한다면 상당한 부양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되는 지표는 고용 지표외에 8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발표된다. 시간당평균임금은 전월대비 0.3%, 전년동기대비 3.4%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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