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골프'보다는 '느낌 골프'를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8.09.0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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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마음골프]햇살을 바람을 사람을 느끼는 게 골프

레슨현장에 가보면 프로들이 '제발 생각하는 골프'를 좀 하라고 수학생(?)들을 다그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주눅이 듭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선생이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것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학생은 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목표에의 몰입 이외에 어떤 생각도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아닌가요? 스윙의 메커니즘에 생각이 머무는 순간 목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맙니다.



골프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목표에 몰입하면서, 망념과 망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스윙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거지요. '내가 스윙을 만들어서 그 스윙으로 공을 쳐서 핀까지 간다'고 생각들 하지요. '생각골프'입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꾸롭니다. 목표가 과정을 만들고 과정이 도구를 결정하고 도구가 내 스윙을 결정하고 나는 오직 느낌에 따르는 골프, '느낌골프'를 해야 합니다.



아주 단순한 운동을 예를 들어보지요. 다트를 합니다. 다트 판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어느 정도의 거리이고 어떤 정도의 속도로, 어느 정도의 힘으로, 어떤 궤적을 그리면서 다트를 던져야 할지 느낌이 옵니다.

다트를 던지는 행위가 절대 먼저일 수 없습니다. 공 던지기도 그렇고, 구슬치기도 그러합니다. 생각이 느낌을 방해하면 안됩니다. 목표를 느끼고 도구를 느끼고 몸을 느껴야 합니다.

그런 '느낌이라는 토대' 위에 '스윙의 기술'이 얹혀져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느낌은 없고 생각만이 가득한 스윙과 골프를 가르치고 배우고 있습니다. 몸놀림에 관한 형태적인 규정을 먼저 해 놓고 그런 형태로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묻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몸의 형태적인 규정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목표까지 가면 된다는 '그냥 샷'보다 훨씬 못한 결과를 연습하고 있는 겁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그렇게 한 10년쯤 하다 보면 느낌골프와 생각골프가 하나로 통일되는 경지가 있기는 하겠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골프는 그런 생각 중심의 삶에서의 일탈이어야 합니다. 그러려고 골프를 하는 겁니다. 햇살도 느끼고, 바람도 느끼고, 사람도 느끼고 내 몸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느끼려는 것이 골프의 목적입니다. 가을이 다가옵니다. 가을은 골프를 수확하는 계절입니다. 생각보다 느낌에 충실한 골프로 풍성한 수확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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