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마지막 시험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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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안전판 역할 기대 ...쿼더러플 앞두고 변동성 최고조

미증시가 급락했다. 다우, S&P500, 나스닥 등 뉴욕 3대 지수 낙폭이 3%선에 달했다. 고용과 소매매출 악화 우려가 다시 엄습했다는 게 이유다.

다우 30종목에서 코카콜라만 하락세를 모면했을 뿐 대부분 업종이 주저앉았다.
AIG(-6.0%), 아멕스(-5.3%), BOA(-7.2%), 씨티(-6.7%), JP모간(-4.5%)이 사흘만에 급락했다. 패니메(-12.3%), 프레디맥(-8.0%)의 낙폭이 컸고 암박과 MBIA도 상승 기세를 상실하는 등 금융주가 모조리 방향을 돌렸다.



8월 ISM 서비스지수가 50선 위로 올라서고 2분기 생산성이 4.3%로 급상승한 호재는 완전히 묻혔다.
국제상품가격 하락추세 속에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고 단위노동비용이 감소세(-0.5%)로 돌아서는 것처럼 긍정적인 것도 있는 데 미국조차도 한국 증시처럼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움츠리는 모습이었다.

영란은행(BOE)와 유럽중앙은행(ECB)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유로화가 초토화됐다.
유로화는 1.42달러까지 폭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달러인덱스는 79선으로 치솟았다.
유로화 약세는 엔화 강세를 촉발시켰는데 엔/유로 환율이 151엔, 엔/스위스프랑 환율이 95엔선으로 급락하면서 엔/달러 환율을 105엔대로 끌어내렸다.



이같은 엔화 강세가 다시 추세로 굳어질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후쿠다 총리 사임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일본 정국에서 경기마저 잃어버린 10년의 질곡으로 다시 빠져든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를 부추기는 꼴이 된다.

노동절 연휴를 끝내고 9월을 맞은 미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오는 16일 FOMC(공개시장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시장 압력의 일환이라면 한국증시와 마찬가지로 추석 연휴 이후부터는 낙관론을 견지해도 좋을 일이다.

이날 예정된 8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주말 미증시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증시 흐름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1400선을 바닥으로 만들고 있는 코스피증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채권만기와 11일 쿼드러플위칭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태도와 연기금의 방어력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107달러선으로 떨어진 WTI가 100달러선을 밑돌기 시작하면 인플레 부담을 떨칠 수 있을 것이며 이때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서 완화로 정책방향을 바꾸는데 주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선 전후로 경기부양책이 확실하게 추진될 것이며 유로지역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순간부터 증시는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 행진으로 다시금 외환위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기우로 판명되면서 경기회복의 국면으로 돌입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다만 변동성이 가장 높아질 추석전까지는 국민연금이 증시의 수호자로 나서면서 주가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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