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럽잖은 '머니 인·아웃' 노후준비도 함께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09.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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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골드미스 임소연 씨의 자산관리

케이블 방송 tvN에서는 <러브룰렛 연상녀 연하남>이라는 프로를 방영하고 있다. 최근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는 독신 여성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남성보다 우월하게, 남성은 여성의 장식품으로 묘사하고 있다. 골드미스로 대표되는 여성들을 앞에 두고 꽃미남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여성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금융컨설턴트, 금융머니브로커, 국제기업컨설턴트, 뮤지컬 영어강사 등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다. 이미 사회에서 탄탄한 기반을 잡은 ‘누나’들은 최대 14세나 어린 ‘조카뻘 동생’을 고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반면 남성은 대부분 일정한 수입이 없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콩쥐의 대반전’을 기대하는 남성 앞에는 골드미스의 ‘골드’가 거대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골드미스? 돈 있는 미혼 여성을 찾는 거야?” 기자가 처음 골드미스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던진 질문이다. 그들의 말처럼 골드미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이랬다. ‘돈 있는 미혼 여성!’ 그러니 골드 미스는 최고의 결혼상대자란다. 그녀들의 주관과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한 온라인 취업사이트에 따르면 남성 직장인 921명을 대상으로 ‘골드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결과 43.8%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부정적이라는 인식은 18.7%에 그쳤다. 된장녀의 폭풍이 한차례 훑고 지난 후에도 골드미스의 인기는 대단했다. 골드미스의 재력이 그토록 매력적인 것일까?



이 같은 의문을 품고 농수산홈쇼핑 쇼호스트인 임소연 씨를 만났다. 그녀는 골드미스 가운데 어린 축에 끼는 '영건'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32살. 요즘 같은 세상에 미혼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나이다. 그녀에게 한 결혼정보업체에서 제시한 골드미스라는 잣대를 들이댔다.

1. 주로 30대. 2. 학력이 높을 것 3. 전문직이나 대기업 종사자 4. 연봉 5000만원 이상 5. 부동산 등 보유자산 8000만원 이상

서울의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아나운서 생활을 하다가 쇼호스트에 발을 담근 지 7년째인 그녀의 월급은 500만원을 넘어선다. 대출을 끼고 구입한 4억원 짜리 남양주의 125㎡형 아파트도 요건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을까? 박지성 등 유명 스포츠 스타들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김태성 우리은행 CEO 전담 PB와 동행해 그녀의 가계부를 들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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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미스 머니, 어디로 갔나


임소연 씨의 가계부에서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주택구입비다. 2007년 초부터 월 200만원씩 착실하게 대출 융자금을 갚아 내년 말이면 대출금에서 해방된다. 정기적금과 상해보험으로 각각 20만원, 각종 공과금으로 10만원의 비용이 든다.

매월 카드 값은 200만원 가량. "골드미스라 씀씀이도 크다"고 말하자 임씨는 “부모님에게 선물을 해드리면 너무 좋아하시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다”고 응수한다. 임씨는 회사에서 방송된 물건을 보면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단다. 회사 입장에서는 초우량 고객인 셈이다.

200만원의 카드 값에는 그녀의 사회활동비도 포함된다. 평소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람 만나는데 지출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대학 방송국 출신인 그녀는 고정비용은 아니지만 학교 후배들과 만나서 쓰는 비용도 쏠쏠한 편이라고 한다.

수입이 크면 지출도 크다고 했던가?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지출 확인을 안 하는 탓에 새는 바가지 막기가 급선무로 보였다.

◆ 골드미스 자산 리모델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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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현재 적립형펀드에 월 1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월 20만원씩 5개 상품에 꼬박꼬박 불입하고 있다. 휴면펀드까지 합하면 국내 3개, 해외 4개 등 총 7개 펀드다. 칸서스하베스트적립형주식,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우리네이버적립식주식,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주식, JP모간중동아프리카주식, 슈로더브릭스, 우리CS중국인덱스 등이다.

김태성 PB는 우리네이버적립식주식과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주식의 적립을 중단할 것을 추천했다. 김 PB는 “네이버적립식은 펀드의 성격이 불명확하고 브라질러시아는 너무 집중돼 있어 투자자산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CS중국인덱스의 경우 오히려 하락한 상태인만큼 인내심을 갖고 적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임씨는 현재 업무특성상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봉급생활자에 비해 노년 대비가 취약하기 때문에 연금보험의 가입이 필수적이다. 김 PB는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적용을 받는 변액연금보험을 추천했다.

임씨에게 희망적인 것은 내년이면 주택융자금 부담인 월 200만원이 여유로 생긴다는 점이다. 임씨가 방송아카데미 설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융자금 상환이 끝난 시점 이후에는 본격적인 목돈 마련에 힘써야 한다.

김 PB는 “적금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을 활용하고 만기 시 ELS나 ELF, 선박펀드, 채권 등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면서 “우선 증권사 계좌가 없기 때문에 계좌개설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적립형펀드는 하락기에도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불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20~30%가량의 이익이 실현되면 환매를 통해 목돈 운용상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출 부분에 있어 임씨의 효심(?)으로 발생하는 비용과 쇼호스트라는 직업의 특성상 의류구입비 등 유동적 소비가 있기 때문에 일정 비율의 지출은 불가피하지만, 기타 세부항목에 대한 소비패턴을 분석해 소비를 10%가량 줄이고 연금보험을 하나 더 가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김 PB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평생직장이 사라진 이 때 다양한 사회활동과 인맥관리 네트워킹은 무형의 자산관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출을 크게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PB는 “지출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임씨가 대학방송국에서 후배양성에 힘쓰는 경우처럼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 또한 추천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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