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시장을 앞서 나가는 용기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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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p 이하 과매도권… 대차잔액 감소 '긍정적'

미증시 다우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4% 넘게 급락했다.

칩메이커인 인텔이 4.6% 떨어진 것을 필두로 퀄컴(-3.7%), MS(-0.7%), IBM(-0.06%)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D램반도체지수(DXI)는 7일 연속 하락하며 급등이 시작된 지난 4월22일 이전 레벨로 돌아갔다.



그러나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셰브론과 엑슨모빌 등 정유업종이 상승반전했고 금융주 강세는 지속됐다.
다우지수 30종목에 속한 AIG, 아멕스, BOA, 씨티, JP모간이 모두 이틀째 상승했다.

[개장전]시장을 앞서 나가는 용기


세계 2위 채권보증업체인 암박 파이낸셜(ABK)은 위스콘신 보험당국으로부터 자회사 '코니 리'를 통해 지방채 보증사업을 시작해도 좋다고 허가 받은 사실에 24.8% 급등했다.
암박은 지난 7월2일 기록한 사상최저치(1.16달러) 대비 2개월간 무려 650%나 폭등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도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등 서브프라임 사태 촉발 이후 모기지 관련된 금융 불안감은 일소됐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제 경기 둔화 또는 침체 문제가 남았는데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8월 판매실적이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GM 주가가 연일 5% 이상 급등한 것에 비추어 주가가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반영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포드 주가도 4달러 초반대를 이중바닥으로 삼으며 반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융업과 제조업을 대표하는 씨티와 GM이 회생한다는 것은 미국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미국 경기와 증시 방향이 위쪽으로 잡혔다면 코스피증시에 대한 시각도 상승으로 결정되는 것이 상식이다.


게다가 연중 최대규모 순매수의 포문을 열면서 코스피 증시의 파수꾼으로 급부상한 연기금 매수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감소하기 시작한 대차잔고도 관심을 둘 만한 요인이다. 대차잔고 청산은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투자자들조차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악재들이 9월 둘째주 이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작금의 조정국면은 좋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 증시가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에 그치고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상존하지만 향후 변화를 기대한다면 주가 조정은 오히려 더 좋은 매수기회"라고 주장했다.

1400선에서 바닥을 찾은 증시가 또 다시 하락 반전할 경우 절대적인 저점이 어딘가에 대한 고찰도 시도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PBR(주가순자산배율)이 1배인 주가 수준이 1360p로 조사됐으며, DDM(배당할인모델)을 통해 기업이익 증가율이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고 리스크프리미엄이 2003년 카드사태 당시처럼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보더라도 1530p 이하는 과매도권으로 추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바닥권으로 형성되던 1480∼1520p선이 의미있는 지지선이었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1400선까지 붕괴되고 현재 1420p에 불과한 주가수준은 9월 대란설이 빚어낸 턱없이 싼 레벨이라는 공감을 얻기 충분하다.

9월 위기설이 실체가 없는 악성 루머로 드러나고 있고 다음주 10일 채권만기와 11일 쿼드러플위칭데이만 지나가면 악재가 소멸된다는 확신이 서면서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주가 반등을 외치기 시작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자율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선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주식투자에 있어 '확인 후 매수'하거나 '확인 후 매도'하는 방법은 백전백패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하면서 "똑똑한 투자자는 시장을 앞서 나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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