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이 美증시에 악재로..혼돈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9.0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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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호재와 악재가 난무했다. 투자자들은 증시가 어디로 갈지 감을 잡지 못했고 이는 극심한 변동성으로 나타났다.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주가는 오후들어 약세를 보였다.

구스타프가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가운데 열태성 태풍 해나가 북상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초조함을 키웠다. 전형적인 안개장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은행 상각,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에 무게를 두었다.

국제유가가 5일째 하락하고 6월 공장 주문이 예상보다 호전되며 증시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들어 연준의 베이지북이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우면서 약세 마인드가 대세로 들어섰다. 예상처럼 자동차 업체들의 8월 매출이 사상 최악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자 약세론자들은 더 힘을 냈다.



이날 눈을 끄는 점은 연이은 유가 하락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다. 일단 상품시장과 관련주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나아가 경기둔화로 상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고, 급기야 증시까지 밀려났다. 유가하락이 호재가 아닌 악재로 둔갑한 것이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상품시장이 경기활동 둔화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시장이 약세로 밀려났다. 유가하락이 결과적으로 증시에 악재가 됐다"고 말했다.

BNY 컨버지엑스 그룹의 안토니 논로이 본부장 겸 수석 트레이더는 "호악재가 엇갈리는 가운데 에너지와 상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발을 뺐다"고 전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전날 자사가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스프레이 매니지먼트의 대표적인 상품 헤지펀드를 청산했다고 발표했다. 상품시장에 몰린 헤지펀드의 폐쇄가 지속될 경우 상품 가격 하락 압력은 가중될 전망이다.

피터 카딜로는 "펀드 청산으로 상품시장이 전통적인 약세정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다시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처치 캐피털의 그렉 처치는 "유가와 상품가격이 급락하자 많은 사람들이 증시에 큰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침체 불안감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침체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카나코드 아담스의 미국 주식 트레이딩 본부장인 데이브 로벨리는 "4일 발표되는 소매업체들의 8월 판매는 정부의 세금환급 부양책이 반영되지 않는 최초의 실질 지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비자들이 현재의 경기 상황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잘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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