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80달러로 후퇴? 9일 OPEC 관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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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이 2일(현지시간) 배럴당 11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두자릿수' 유가로 되돌아갈 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유가 급락세가 지속되자 유가 하락이 대세로 굳어졌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아직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무엇보다 유가의 향후 추이는 9일 회의를 개최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가 급락할 경우 OPEC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란 석유장관은 최근 100달러 선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최저치라고 밝히며 회원국들을 독려하고 있다.

유가는 지난 7월 11일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147.27달러를 고점으로 2개월이 채 못돼 30%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은 물론 이머징마켓까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단지 하락폭에 대한 전망이 엇갈릴 뿐이다.

에너지앤이코노믹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애널리스트는 "OPEC 회담이 유가를 어느 정도 정도 지지해줄지가 관건"이라며 "유가는 배럴당 80~1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린 뉴섬 DTN 애널리스트도 "원유시장 펀더멘털은 유가 약세쪽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유가는 100달러를 하회해 98달러 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존 킬더프 MF글로벌 애널리스트는 "OPEC은 유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갖고 있다"면서 "유가는 100달러 선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가에 해박한 분 피켄스 BP캐피털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OPEC이 감산을 통해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회원국들의 최근 유가 하락에 대한 반발도 심상치 않다. 이란은 유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OPEC이 일일 50만~100만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OPEC 회원국중 상당수가 이란의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유가의 향방은 결국 9일 빈에서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의 결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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