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장단이 3일 아침 비공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유신 스탠다드차타드증권 사장은 "과장된 심리적 위기감을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금 시장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며 "시장 (둔화 또는 하락) 흐름의 정도와 속도를 볼 때 위기설은 전혀 근거 없는 심리적 요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의 채권시장 유출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한 달에 3조~4조원 가량씩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에 비해 6조원 가량의 채권 유출 문제는 사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이를 근거로 위기설을 끌어내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보유 채권의 유출 문제, 은행채와 회사채의 유동성 문제, 환율 및 금리 급등, 주가급락 등을 하나씩 뜯어보면 위기를 논할 정도의 문제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것들을 한데 뭉쳐 위기로 파악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문 센터장은 이어 "6조~7조원 가량의 외인 채권 만기, 은행채 및 회사채 현황 등을 살펴보면 한국 금융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큰 이슈가 될 수 없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악화되면서 동시 하락하는 국면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상승속도가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르고, 일부 중견그룹을 대상으로 유동성 위기 등이 나오며 한국 내 신용 이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또 "환율급등이 이어지며 이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주식과 채권이 싸졌다는 판단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해야한다"며 "이것이 현실화되면 외국인이 한국물에 대해 순매수 전환하거나 최소한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환의 가능성을 눈여겨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