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투자심리 '일단' 호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9.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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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매수 유입…환율상승 추세가 마지막 '복병'

코스피지수가 3일 3거래일 만에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0원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1430선도 뚫는 등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분명 앞선 2거래일과는 다른 행보다.



증시의 이같은 최근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2거래일간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가 원/달러 환율 급등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상승하는 '디커플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공포에 질렸던 심리가 호전되는 분기점으로 관측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9,250원 ▲30 +0.33%) 리서치센터장과 오현석 삼성증권 (46,450원 ▼200 -0.43%) 투자정보파트장은 이날 증시의 행보에 대해 '반발매수세 유입'이 주요 원인임을 강조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이틀간 주가가 워낙 많이 빠져서 과대낙폭에 따른 반발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너무 많이 빠졌다'는 심리가 공포를 앞서면서 반등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1400선을 지키려는 심리도 추가 급락 저지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종가 기준으로 1400선을 겨우 걸치는 상황에서 지수가 '00 마디'를 자르고 내려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1400선을 지키려는 노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의 본격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부요인보다 투자심리 쇼크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매도세가 매수세로 태도를 바꾸는 상황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석 파트장도 과대낙폭에 따른 반발매수가 코스피의 반등으로 지목했다. 아직 투자심리는 공포에 질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잠시 개인과 외국인이 관망하는 와중에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돼 반짝 반등이 일러난다는 설명이다.



오 파트장은 "최근 2거래일간 터무니없이 주가가 빠진 것에 대한 반발 매수로 보인다"며 "금융시장 전반에 공포나 리스크 회피심리는 남아있기 때문에 매도가 관망하는 사이 프로그램 매수에 지수가 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쉼없이 지속되면 또다시 불안심리가 자극돼 급락으로 이어질 공산은 크다는 관측이다.

오파트장은 "증시가 본격 반등하려면 일단 내부의 불안 요인들이 제거돼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안정을 찾는 게 시급한지만 아직은 그런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조짐이 이날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류 연구원은 "최근 2거래일간 프로그램 순매수가 1조원 이상 들어왔는데도, 매도가 거세지면서 지수가 폭락했다"며 "오늘은 매도가 자제되는 측면이 강조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심리의 변화가 감지된다는 게 류연구원의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며칠간은 공포심리가 극도에 달하면서 '팔자 우위'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개인 등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이 국내문제에 기인한 게 아니라 글로벌 달러강세에 대한 부분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10년전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금융대란과 자금경색 등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등이 심리의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류 연구원은 "두산그룹과 코오롱, 동부그룹 등 최근 자금위기설을 이끌어낸 그룹들의 주가도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심리는 이성적으로 되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리가 개선되면서 환율시장과 증권시장 모두 오버슈팅 국면으로 보이게 되고, '도망다닐 때가 아니다'는 심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류 연구원은 "아직 심리의 본격 반전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이 심리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또다시 증시는 폭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도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9월 위기설과 관련된 환율 급등 논리는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보유 채권 60억불이 문제가 되려면 외화자금시장과 국내채권시장에서 먼저 문제가 생겨야하는데 환율만 오르는 최근 현상은 분명 '심리적 쏠림'이라는 주장이다.

특정레벨이 뚫리면서 포지션 재구성을 위한 기술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지난해까지 재정거래를 통해 달러를 들여와 국내채권을 샀던 세력이 선물환거래를 했는데, 카운터가 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시장에서 달러를 급하게 산다는 소문이 있어 이날 환율이 1150원을 돌파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여튼 최근 환율 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고 최소한 오는 10일과 11일이 지나면 원위치될 성질이다"며 "유가하락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공매도분 청산을 위해 해외 신용평가기관 등과 짜고 마지막 음모론을 펼치는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심리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3일에는 외국인이 12거래일만에 155억원 순매수로 방향을 전환하는 등 심리에 대한 개선기미는 감지되고 있다.

너무 공포에 떨며 증시를 바라보는 일도 좋지는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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