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더십 부재가 위기설 키워"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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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월가전문가 긴급진단②]컨피도 투자자문 대표

미 컨피도 투자자문의 존 로드리게스 대표는 시장의 리더십 부재가 위기설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뉴저지주 말보로에 있는 컨피도 투자자문은 한국증시에 특화된 자문사이다.
다음주 한국을 방문,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기관투자자들과 정보를 교환할 예정인 로드리게스 대표는 한국 정부가 더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위기인줄 모른다"며 정치 및 정책에 대한 신뢰상실이 실제 위기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대로 외국의 채권 투자자들이 당장 한꺼번에 한국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불신이 쌓여갈 경우 장담할수 없다는 말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지속된 혼란과 갈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이후 친시장적 개혁으로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같은 기대를 날려버렸다"고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정부의 금융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심지어 앞으로 탄핵이 일어날지 어떨지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투자자들이 좀 더 불확실성이 없는 곳, 시스템이 정착된 곳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로드리게스 대표는 "신용위기의 진행과정에서 '생존'이 1차 목적이 된 월가에서 한국시장의 위기나 발전여부는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한국정부는 메릴린치 지분을 사는 대신 그 돈을 시장안정에 쓰는게 좋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채권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연기금의 운용방식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증시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로드리게스 대표는 할말이 많다.
유동성이 적절히 분배되지 않고 미래에셋과 같은 시장 지배적인 금융회사 한곳에 집중돼 있는 점은 위기를 부를 수 있는 '잠재적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어느 한 기관에 문제가 생길경우 시장전체가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이 매우 동질적인 (다시 말해 배타적인)국가 라는 점이 외국투자가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 주가에 반영돼 왔고, 나아가 금융허브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로드리게스 대표는 "투자자들은 언제든 돈을 집어넣고, 언제든 빼갈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론스타는 아직도 돈을 못빼내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이 진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열었는지 자문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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