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급락 불구 '역부족'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0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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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한때 250p↑, 후반 에너지 소진..에너지 기술주 약세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아래로 급락했지만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가하락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크게 떨어진데다 경기침체로 인한 정보기술(IT)부문 수요 감소 우려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탓이 컸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6.63포인트(0.23%) 하락한 1만1516.9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5.26포인트(0.41%) 내린 1277.57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28포인트(0.77%) 떨어진 2349.24를 기록, 낙폭이 두드러졌다.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되면서 장초반 다우지수가 25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동반하락,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9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생산을 감축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오후들어 유가 하락폭이 줄어든데 따른 심리적 부담도 작용했다.

◇ 상품관련주 급락, 기술주 부진...운송 항공 강세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의 주가가 5.1%하락, 가장 많이 떨어졌다. 유가급락으로 상품 가격이 급락한데 따른 것이다.

피바디 에너지가 12% 급락한 것을 비롯, S&P500 10개 업종 지수가운데 에너지 업종이 6.1% 떨어지며 지수하락을 견인했다. 엑슨 모바일이 3.4%, 셰브론 역시 3.5% 내려앉았다.

반면 유가하락으로 제네럴 모터스(GM)주가가 6.5% 급상승하는 등 항공 운송 관련주가 일제 강세를 기록했다. 아메리칸 에어의 모회사 AMR이 11.3% 올라섰고, 델타 에어라인도 12.8% 급등했다.


지난주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 주가가 급락했던 세계2위 PC업체 델 컴퓨터는 이날도 4.1% 물러서며 기술주 하락을 주도했다.
세계 경기침체로 정보기술 투자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금융주는 비교적 선전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리먼과 투자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확인하면서 개장초 7% 이상 급등했지만 장 후반 들어 시장에너지가 소진되며 0.3% 상승에 그쳤다.

J.P모간은 3.27% 씨티그룹 0.63%,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39%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독자생존론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패니매와 프레디 맥은 이날도 8.63%, 14.60% 급등했다.

◇ 유가 110달러 하회...달러는 초강세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유가가 110달러 아래로 내려섰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5.75달러(5%) 떨어진 109.71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한때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05.46달러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로 오후들어 낙폭이 다소 좁혀졌다.

미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은 2일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된 상태이다.
허리케인 진로에 위치한 대부분의 미 정유회사들은 허리케인 피해를 우려, 설비가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이다.

석덴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안드레이 크류첸코프는 "허리케인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달러가 10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유가하락세에 가속이 붙었다"고 전했다.

그는 원유생산시설들이 큰 타격없이 조만간 정상가동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9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결과가 유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OPEC가 생산감축을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유가 하락폭을 크게 축소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유가 급락으로 달러화가치는 초강세를 보였다.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04센트(0.71%)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51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한때 1.4467달러까지 급락, 2월8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저수준에 거래되기도 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09% 급락, 하락폭이 훨씬 컸다.

유가급락으로 상품가격이 동반급락하면서 대체자산인 달러로 투기성 자금이 이동, 달러화 급등세를 초래했다.

엔/달러 환율은 0.52엔(0.48%)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108.66엔에 거래됐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 인덱스(DXY)는 0.6% 급등한 78.10을 기록중이다.

◇ ISM 예상 하회

미국의 8월 제조업 경기는 예상치를 소폭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8월의 제조업지수가 49.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와 7월 지수인 50.0(수정치)을 소폭 밑도는 것이다.
50을 기준으로 제조업지수는 위축과 팽창으로 나뉜다. 3개월만에 위축된 셈이다.

제조업체들은 생산과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하락과 물가상승에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은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며 경기하강을 방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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