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9월위기? 투자자 동요 없다"-세거먼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0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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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월가 전문가 긴급진단①]

"우리 펀드는 오로지 한국시장에만 투자한다. 한국 금융위기 징후가 있다면 우리 고객들이 돈을 먼저 뺐을 것이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다"

미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자문사 IIA(International Investment Advisers)의 해리 세거먼 사장은 한국의 9월 금융위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국 9월위기? 투자자 동요 없다"-세거먼


1992년 이후 한국시장에만 투자해온 세거먼 사장은 월가에서 한국시장에 가장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50년이 넘는 투자경력동안 한국의 외환위기를 비롯, '산전수전'을 거친 노장이다.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존 템플턴 경도 생전에 1993년-95년께 IIA를 통해 한국에 투자했을 정도이다. 템플턴은 1999년 코스닥시장 버블붕괴 직전에 한국시장을 떠난뒤 2001년 다시 투자해서 수익을 낸 바 있다.

세거먼 사장은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금융위기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국제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투자대상과 투자지역을 재편하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이역시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자금회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세계 채권투자자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인해 미국 유럽 일본 채권에서 손실을 봤거나 겨우 현상유지에 그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한국과 같은 견조한 이머징마켓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MSCI지수에서 선진국시장으로 격상될 경우, 한국은 선진국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만 일시에 채권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상장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러시를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인출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거만 사장은 "한국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경기 방어적인 종목과 내수 종목이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통해 수익을 낼 기회를 얻을수 있다"고 말했다.
KOSPI가 급락했다고 하지만 KT&G를 비롯, SK 신세계 태평양 가스공사 삼성화재 한국전력 등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장기적 수익이 가능한 종목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물론 IIA도 지수급락으로 인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 올해들어 지수대비 3% 초과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도 없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시장이 피크에 도달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이었으며 최근에는 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거먼 사장은 "우리 회사의 고객들은 (대부분 한국시장에 정통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더 똑똑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세거먼 사장은 "한국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것"이라며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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