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저축은행, "올 순익 600억 달성"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9.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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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행장, 수익창출 드라이브 박차

HK저축은행, "올 순익 600억 달성"


"올해 순익목표는 600억원입니다. 지난 회계연도에 대출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결실을 거둘 때입니다."

지난 7월 HK상호저축은행의 신임 은행장으로 취임한 김종학 행장의 일성이다. 그는 '내실 다지기'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반면 인수·합병(M&A)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선 언급을 꺼렸다.

◇855억원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 전환HK저축은행 (0원 %)은 지난 회계연도(2007년 7월∼2008년 6월)에 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에 855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뒤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김 행장은 HK저축은행 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으로 '주주'들을 꼽았다. 인수자금 1200억원에 유상증자 400억원을 합해 도합 1600억원이 투입됐기 때문. 아울러 충당금 확보와 사업전략 재조정 등의 노력이 이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HK저축은행이 사업건전성을 회복하는 과정은 사실 꽤 험난했다. 2006년 최대주주가 횡령혐의로 구속되는 등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분식혐의로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고 자본금의 61% 넘는 주식을 감자하면서 사모펀드인 MBK에 인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19머니'로 소매금융시장 대표주자=이같은 HK저축은행의 회복 과정에서 김 행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바로 소매금융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 점이다.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고객들은 우선 속도를 요구합니다. 신속히 대출받고 싶어하지요. 2번째는 한도입니다. 한도가 너무 적으면 대출의 의미가 없습니다. 119머니는 이같은 고객들의 니즈에 충실하면서도 엄격한 대출심사를 통해 리스크를 줄였습니다."

HK저축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119머니'에 대한 김 행장의 설명이다. HK저축은행이 지난해 6월 출시한 40%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119머니'는 출시 1년 만에 25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과거 무리한 소액대출로 어려움을 겪은 기억으로 이번 '119머니'에선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올 회계연도 600억원 순익 목표=김 행장은 올해는 그동안 다진 사업인프라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올 회계연도에 600억원의 순익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신규사업 확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 확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회계연도에 신규 사업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회계연도에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 회계연도에는 사업의 내실을 다져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현재 HK저축은행은 총자산이 2조6651억원으로 솔로몬저축은행에 이어 업계 2위다.

◇M&A시장의 매력적인 매물로 부상=현재 저축은행업계의 핵심 화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PF는 저축은행업계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업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저축은행들의 부실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HK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다른 저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HK저축은행은 M&A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다 부동산PF 대출비중이 낮고 소매금융시장에서 선전하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HK저축은행이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10개가 넘는 지점이 서울에 확보돼 있고, 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습니다. 시중은행이나 대기업에서 인수·합병을 노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현재 M&A 진행 상황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펀드의 특성상 CEO에게조차 M&A 진행상황을 알려주지 않는 현실을 이해해달라고 김 행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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