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시장, GSK·녹십자 vs MSD·SK케미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9.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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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마케팅전쟁→국내외 백신시장 진입장벽 높은 탓

국내 백신시장을 두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녹십자 (113,500원 ▼1,300 -1.13%), MSD와 SK케미칼이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영업전을 펼치고 있다.

주요 백신 제품에 대해 GSK는 녹십자와 MSD는 SK케미칼과 공동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GSK와 MSD의 주요 백신 제품은 서로 적응증이 겹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SK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의 국내 마케팅 파트너로 녹십자를 택했다. MSD는 지난해 9월부터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에 대해 SK케미칼과 공동마케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을 두고 국내외 제약사가 연합전선을 펼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시장규모는 연간 약 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GSK와 녹십자, MSD와 SK케미칼이 공동마케팅 계약을 맺고 경쟁하는 백신 제품은 이뿐이 아니다. GSK 이미 녹십자와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와 ‘소아백신’ 등에 대해 녹십자와 공동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MSD는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텍’에 대해 SK케미칼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GSK와 MSD가 특정 제약사와 공동 마케팅 계약을 맺는 이유는 일반약과 달리 백신·혈액제제의 경우 마케팅과 유통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백신은 생물학적 제제로 유통과정에서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또 전통적으로 백신시장은 낮은 마진율, 정부에 의한 가격 통제 등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워 전세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수의 몇몇 제약사들이 시장에 참여해 왔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은 국내 백신시장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제약사다. 녹십자는 1983년 B형 간염백신을 개발하는 등 백신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6년 국내 백신시장 2위 제약사였던 동신제약을 인수·합병해 백신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한편, GSK와 녹십자는 1990년 말부터 백신의 개발·생산과 관련해 GSK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에서 GSK와 경쟁하고 있는 MSD가 국내 마케팅 파트너로 선택할 수 있는 곳은 SK케미칼이 거의 유일했던 셈이다.


백신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제휴 파트너로서 녹십자와 SK케미칼의 독점적 위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GSK와 자궁경부암백신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맺으려 시도 했지만 녹십자에게 내줘야 했다. 대웅제약은 백신을 제외한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와 공동마케팅 계약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시장은 진입장벽이 두터워 이미 국내 백신시장에서 시장을 확보한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들의 마케팅 파트너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국내 대형제약사이 백신시장 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만큼 GSK와 녹십자, MSD와 SK케미칼 협력구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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