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약세 영향으로 불과 두 달 전인 7월만해도 '1파운드=2달러'의 개막을 알렸지만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전직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제로 성장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이 "영국 경제가 60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발언해 파운드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1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0.71% 하락한 1.2325유로로 마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환율은 장중 한때 1.2290유로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1유로 가치가 0.8139파운드까지 올랐다는 의미로 파운드화 가치가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2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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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때문에 가능했던 1파운드=2달러 시대도 한달 천하로 끝났다. 이날 미 달러/파운드 환율은 1.7996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200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8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이미 지난달 200주 이동평균선을 이탈해 파운드화가 약세로 추세 전환됐음을 알렸다.
◇ 英 60년만의 최악 위기?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최근 60년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가뜩이나 약화된 파운드화 펀더멘털을 뒤흔들었다.
그는 "경기 하강이 깊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신용 경색이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12개월이 노동당이 경험해본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중앙은행은 4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영국 정부는 이번주 안에 경기부양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고든 브라운 총리는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을 정책을 공개하겠다"며 집권당인 노동당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경제가 내년까지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는 기술적인 경기후퇴(recession)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낮아지고, 3분기에는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 경기 지표 부정적
영국 경제는 올 2분기 들어 제로 성장률을 나타내는 등 완연한 침체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 전년 동기 대비 1.4%에 그쳤다.
인플레 가속화와 주택시장 침체로 8월 영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날 발표된 7월 모기지 허가 건수는 3만3000건으로 사상 최저로, 주택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영란은행은 경제 악화로 올 연말까지 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루츠 카포위츠는 "파운드화는 현재 영국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