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 대내외 요인의 결합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2008.09.02 08:02
글자크기

-우리투자證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가 유독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달러화의 전반적인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대외적인 요인에다 원화의 약세를 유독 부추기고 있는 대내적인 요인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2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달러화의 전반적인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대외적인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환율이 기본적으로 각 국가간의 상대적인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 그 보다는 유럽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의 경제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로 3.3%를 기록한 반면, 유럽과 일본은 각각 -0.2%와 -0.6%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달러화 강세의 가장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여기에 달러화 움직임에 영향력이 큰 국제 투기자금이 상대적으로 달러화를 선호하게끔 하는 환경이 상품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조성된 점도 달러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이 최근 들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상품시장에 유입됐던 자금 중 일부가 달러화 자산으로 이동했고, 국제자금이 이동하는 데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는 국가간의 금리 차이 역시 미국 달러화 쪽에 유리하게 전개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둔화 우려 사이에서 당분간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경기침체에 보다 큰 우려를 표명하면서 향후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달러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내적인 요인과 연결되는 부문이기도 한데, 국제적으로 신흥국들의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이들 시장에서는 국제자금이 이탈하는 반면, 달러화 자산으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달러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달러화의 전반적인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이러한 대외적인 투자환경 외에도 대내적으로 원화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불안요인이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우리투자증권은 밝혔다.

먼저 수급적인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주식시장에서 26조 3천억원에 달하는 매도세를 보이면서 달러 수요요인이 증가했고, 얼마 전까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외환당국이 최근 외환보유액 소진논란과 환율정책 실패논란이 일면서 추가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어 원화약세의 기대심리가 높아진 점도 달러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