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매도세력이 초조해질 시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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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S&P500 괴리율 13%는 비상식적

전날 아시아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유럽증시는 약보합선에 머물렀다.
최근 상승세를 반복하고 있는 미증시가 노동절 휴일로 쉬는 틈을 타 아시아에서 주가를 한껏 밀어내봤지만 다른 대륙은 동조하지 않았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원/달러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서 4% 넘게 폭락했지만 한바탕 '쇼'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가 급락의 원인을 △기업 재무리스크 부각 △9월 위기설의 핵심인 외국인 보유 국채 롤오버 우려와 은행채 발행 이슈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파생상품 손실 우려 등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 데 모두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대우건설 풋백옵션 관련된 이슈가 불거진 이후 두산그룹의 밥캣 추가 출자에 코오롱 그룹으로까지 파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이 정상 작동할 경우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일이다.



또한 이같은 기업 재무리스크는 단기간에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로 살펴봐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단기 주가 폭락은 오히려 매수기회로 제공될 수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 만기 도래분은 한국은행이 밝혔듯이 상당부분 롤오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은행채 발행 또한 최근 금리 수준에서는 큰 문제없이 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키코(KIKO) 옵션 손실은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은 것이 비추어 다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 할인율의 기준인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이 10% 수준이라면 코스피 1540선은 향후 2∼3년간 EPS(주당순이익)가 제로에 불과할 때의 주가지수"라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상기 리스크로 인해 CoE가 12.5% 상승한다면 주가가 1320선까지 떨어질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걸프만 허리케인은 기우에 그쳤다. 3등급이었던 구스타프는 루이지애나로 상륙하기 전에 2등듭으로 위력이 약해지면서 걸프만 정유시설 피해 우려가 줄었다.
국제유가(WTI)는 110.6달러까지 4.21% 급락하며 지난 5월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절 연휴가 지나면서 여름휴가 시즌을 끝내고 본격적인 가을 장세로 돌입하는 미증시가 이같은 유가 하락에 고무돼 상승세를 재개한다면 코스피증시의 디커플링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는 일이다.

[개장전]매도세력이 초조해질 시점


현재 S&P500 지수는 지난 7월15일 기록한 연저점 대비 7% 상승한 상태인 반면 코스피지수는 7월16일 저점에서 6% 이상 더 떨어졌다.
13%에 이른 코스피와 S&P500의 괴리는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우며 괴리도가 클 수록 수렴의 속도 또한 빨라질 수 있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9조원에 이른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다. 다음주 11일 예정된 쿼드러플위칭데이에서 수조원의 매물 출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식 매수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1주일 후 주가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확신하는 상태에서는 로스컷에 걸린 매물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전날처럼 투신권의 투매가 거침없이 촉발될 수 있다.

외국인이 이틀간 1만계약 이상 순매수한 지수선물 포지션을 다시 엎어내면서 지수 추가하락세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긴 어렵다.

하지만 이미 과매도 국면에 깊게 빠져들었고 주가 수준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만기일 악재로 굳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IMF외환위기 같은 비상사태가 또 오지 않는 한 현재의 원/달러와 코스피는 분명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가가 바닥에 이르렀다면 이제부터는 매도세력이 초조해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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