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3년10개월래 최고...27원 폭등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09.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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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매도 사라져...9월 금융위기설 우려 증폭

달러/원 환율이 폭등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속에 금융시장 불안 심리 확산에 따른 달러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100원 위로 올라서면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을 단행, 1110원대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달러 매도 실개입도 병행된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410선으로 급락하고 환율도 폭등하면서 9월 금융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폭등한 111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4년 11월3일 1116.2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으로 따지면 올해 3월13일 31.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9월 금융위기설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달러 사자세가 집중됐다. 달러를 팔고자하는 세력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유일한 하락 변수인 외환당국이 1100원선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달러 매수세는 탄력 받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심리적 저항선인 1100원에서도 외환당국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자 시장 불안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역송금 달러 매수와 정유업체들의 결제수요, 자산운용사들의 선물환 환매수 달러 수요 등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달러 매수에 나섰다. 이날 달러선물도 상한가가 기록했다.


하지만 환율이 1120원까지 상승하자 외환당국은 서둘러 공식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현재 지나친 급등 추세에 대해 정부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급등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구두개입 이후 1120원 위로 올라선 환율은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116원선으로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실개입도 동반된 것으로 관측됐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당국의 공식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 매도 실개입도 상당 규모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적자 소식으로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달러 매도 실개입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 하락을 예상한 포지션들의 숏커버링과 중공업체 및 자산운용사들의 선물환매도가 글로벌 신용경색과 맞물리면서 원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의 불안 상황에서 무역수지와 자본수지의 적자는 우리 경제를 더 취약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원화의 약세 정도가 다른 나라의 통화보다 심하다는 지적이다.

친 티오 BNP파리바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외환보유고 감소와 외채 증가 우려 등으로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힘들 것"이라며 환율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갓으로 전망했다. 그는 1200원을 1차 저항선으로 제시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각각 76억2450만달러와 35억79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도 1108.10원으로 고시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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