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세 꺾였지만.."고물가는 계속"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9.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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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제품 가격 인하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물가안정 목표범위(3.0±0.5%)를 벗어나 있어 당국의 정책 운용에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1998년11월 이래 최대치였던 전달의 상승률 5.9%에 비해서는 0.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전달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0.2% 하락해 2006년 11월(-0.5%) 하락한 이후 19개월만에 처음으로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유가가 7월에 정점을 찍고 하락한 것이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며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은 전달보다 6.0% 하락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묶는데 일조했다. 이밖에 국제 달러화 강세 등으로 금반지 가격(-10.7%)가 전달보다 하락했으며 정부 차원의 잇따른 대책으로 밀가루(-13.1%) 가격도 큰 폭 내렸다. 아울러 고유가로 자동차손해율이 낮아져 자동차보험의무보험료(-4.2%)가 인하된 것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향후 유가 하락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100원선을 넘어서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 지방에 상승하고 있는 허리케 구스타프의 피해가 크다면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고 연휴 이후에는 이후 정부가 가스와 전기요금을 인상이 대기하고 있어 물가 상승 억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당국의 기준 금리 기조 등의 정책 변화를 유도할 정도로 물가가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가 하락세의 시차를 따질 때 더 반영될 여지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의 대세는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갑자기 2~3%로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고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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