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금융주가 살 길이다-WSJ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9.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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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반등 기미…기술주는 제2 대안

美증시, 금융주가 살 길이다-WSJ


올들어 미 증시는 한편의 서사시 같았다. 금융주와 에너지주라는 두 거대산업의 싸움을 중심으로 다른 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에너지주가 금융주를 제패하면서 싸움은 거의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주가 되살아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주가 상승랠리를 탄다면 증시 전체 반등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통 금융주가 오른다는 것은 경제 전반이 건강하다는 방증이다.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은행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주가 강세일 때 다른 산업은 에너지 비용이 증가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 금융주, 증시 반등 이끌까 = 국제 유가(WTI)는 7월 고점인 145달러에서 하락해 지난 29일 115.46달러까지 주저앉았다. 허리케인 구스타프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최근 추세는 '약세'다.

반면 금융주는 미 정부가 국책 모기지보증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구제안을 내놓은 7월 중반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증권당국이 일부 금융주 하락에 베팅하는 '숏셀링(공매도)'을 규제한 것도 금융주 상승을 도왔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연내 자산상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이 금융주에 본격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자산상각이 내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9월 발표되는 증권사 실적에서 희망적인 신호를 찾고 있다.


↑ 올해 금융업 및 석유·가스업종 수익률↑ 올해 금융업 및 석유·가스업종 수익률
다우존스 금융주지수는 연간 22% 하락했으며 올초부터 지난 7월 15일까지 36% 급락했다.

금융주 섹터 비중이 가장 컸던 S&P500지수 올들어 13% 하락했다. S&P500지수는 4분기 연속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최대비중을 차지했던 금융주 비중은 17%로 기술주 다음으로 밀렸다.

반면 에너지주 비중은 14%로, 7년전 7%에서 두배로 뛰어올랐다. 다우지수의 석유및 가스섹터는 올 상반기에만 10% 상승했다. 같은기간 유가는 46% 급등했다.

◇ 기술주, 제2 주도주될까 = 금융주 외에 기술주도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씨티그룹 조사에 따르면 은행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테크주가 향후 12개월간 가장 성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주는 탄탄한 해외 수요를 기반으로 올 2분기 15% 상승했다. 다만 지난주 컴퓨터제조업체인 델이 해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기술주가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이테크스트래지스트 뉴스레터의 프레드 힉키는 "경제 성장세 둔화가 전자제품 소비에 타격을 주지 않은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관련주나 시리얼, 치약 등을 만드는 소비재 관련주를 방어주로 추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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