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켜보자"vs용인등 "거주요건 웬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09.01 15:02
글자크기

[세제개편]버블세븐지역도 희비 엇갈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서울 강남과 경기 용인 등 이른 바 '버블세븐' 지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양도세 완화 등 세 부담이 줄어든 강남의 경우 이번 세제개편안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인데 반해, 용인과 인천 등은 양도세 비과세 조건에 '거주 요건'이 추가돼 반발하는 모습이다.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날 쉴 새 없이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그동안 세부담이 많았던 강남 아파트 소유자들은 물론 강남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



강남구 도곡역(지하철 3호선) 인근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아침부터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세제 관련 문의는 많았지만 아파트를 내놓거나 사려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 부동산업계는 양도세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번 세제개편안이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분명 희소식이지만, 지금 당장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치동 사거리에 위치한 L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개편안으로 양도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도 지금 당장 매입세가 없기 때문에 거래가 활성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출규제 완화 등 실제 매수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나와야 거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구와 함께 고가 아파트가 많은 목동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분명 급하게 고가 아파트를 팔려고 했던 사람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그것 말고 당장 나타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며 "후속대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연구원은 "강남 아파트값이 상당히 하락한 현재 대부분 사람들은 양도세가 줄어들더라도 오히려 기다릴 것"이라면서도 "세부담이 많았던 급매물들이 나올 경우 강남 입성을 노리는 수요를 중심으로 약간씩 거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세제개편으로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거주 요건'이 추가된 경기 용인과 인천 송도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반응은 차갑다. 용인시 상현동 Y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용인 부동산시장은 오래 전에 침체됐는데 거주 요건이란 규제가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지역 부동산시장을 아예 죽이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신도시 개발로 열을 올리고 있는 인천 송도·청라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인천시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송도나 청라는 서울, 경기 등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거주요건이 들어가면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진 용인이나 인천 송도는 그 지역 수요만으로는 절대 거래가 활성화되는 지역이 아니다"며 "이번에 거주요건이 들어간 것은 거래를 오히려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