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주가 상승을 준비하고 있다"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 지점 2008.09.01 09:44
글자크기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뫼비우스의 띠(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외국인은 주가 상승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증시만 많이 떨어지고 있는 진짜 이유를 알아보자.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독특한 점이 있다. 바로 펀드의 개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것도 꼬인 수급에 하나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미국은 성인 1인당 펀드 보유수가 6.5개라고 할 정도로 펀드의 천국이다. 그럼 우리나라와 미국...누가 더 펀드의 개수가 더 많을까? 웃기는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훨씬 더 많다.



그만큼 영세한 규모의 펀드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5년 대세 상승기에 우후죽순 생겨난 펀드들이 최근의 주가 하락에 오히려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는 부실 펀드들이 속출하게 되면서 수급을 크게 혼란시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펀드들이 설정해놓은 종목들이 수익률 하락으로 청산되는 펀드가 속속 나오게 되면서 무작위로 시장에 나오는 일이 요즘 많아졌다. 이들 청산 물량이 대형주 중형주를 막론하고 주가를 돌아가면서 급락을 시키고 있는 것도 수급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주가의 하락으로 소형 펀드의 청산이 거의 절정에 다다르면서 아예 대형주들이 하나씩 돌아가면서 하한가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시장만의 독특한 수급적 불균형이 우리네 시장을 꼴찌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꼬인 수급에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파생시장일 것이다.

파생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보니 옵션은 세계 최강의 거래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환란 이후 너무 많은 혜택을 외자에 부여하게 되면서 거래세도 없고 자본과세도 없는 아주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 파생시장을 세계 제1의 투기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파생시장에서의 외인들은 참으로 희한한 전략을 자주 구사한다.

주가가 막 대세 하락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반드시 그들은 당연히 하락 포지션을 구축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락포지션을 완전히 구축하는 동안 주가는 결코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승한다. 뻔히 보이게 하락포지션을 구축하면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따라할까봐서 그런지 이들의 포지션의 변화시기에는 주가는 항상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해 11월 우리네 증시는 큰 폭의 하락을 앞두고 있었는데 외인들의 상승향 델타가 정리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2달 보름 전부터였다. 시장에서는 막 3000포인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고 있었던 작년 여름부터 외인들은 서서히 대세 하락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 취했었던 외인들의 상승포지션은 8월부터 집중적으로 청산되었다. 상승 포지션을 먼저 다 정리하고 나서도 약 2주간 주가는 더 상승을 했는데 그 때 약 2주동안 그들은 약 15만개 이상의 델타를 하락으로 가져갔다.

즉 외인들이 파생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하락장에 대비하기 시작하였지만 주가는 그러면서도 상승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 다우지수의 최고점은 2007년 10월 11일에 나왔다. 하지만 우리네 시장은 이후로도 지속적인 상승을 해서 11월 1일까지도 상승을 했다. 약 20일 정도의 시차가 생겼다. 이후 이들은 하락포지션을 롤오버 시키면서 파생시장에서 하락 포지션에 변화를 주지 않았고 주가는 하염없이 하락을 했었다.

지난 해 11월 이후 내내 유지되었던 그들의 하락 포지션에 변화가 시작되었던 것은 7월 초였다. 당시에도 우리네 증시는 가파른 하락을 하고 있었다. 유가는 최고점이었고 달러화는 최저점을 기록하던 시가였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 그리고 외인들의 하락포지션 청산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필자는 그것을 보고 이제 지수의 상승이 임박했다고 생각을 했었다.

7월 중순에 들어 한차례 상승이 있었다. 그러면서 외인들의 상승포지션은 또다시 15만개 이상의 델타가 상승 쪽을 바라보게 되었다. 당연히 바닥에 대한 필자의 믿음은 더 커졌다.

8월 8일에 와서는 이런 믿음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생겼다. 그동안 구축해왔던 상승 포지션을 단 4영업일 만에 모두 청산해 버렸던 것이다. 외인들은 달러화의 강세, 그리고 유가의 하락을 통해 우리네 시장도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뭔가 석연치 않은 두려움을 본 것이다.

8월 14일에 이르러서는 외인들의 델타가 다시 -45000개까지 늘었다. 그리고 다시 우리네 시장의 급락이 이어졌다.

중립이하에 있던 외인들의 델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8월 25일부터였다. 이후로 3영업일 동안 10만개 정도의 상승델타가 쌓였다. 다시 외인들은 상승 쪽으로 바라보는 듯 했다. 하지만 다시 28일에는 23000개의 델타를 잠시 털어내었다가 지난 주말에는 다시 107000개로 상승델타를 만들어 놓고 주말장을 마감했다.

그럼 주말 내내 고민했던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약한가” 와 더불어 우리의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결론을 내어보자.

주식시장은 참으로 희한한 능력을 가졌다. 주식의 바닥에서는 정말이지 다 팔고 싶은 생각이 어찌 그리 많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주식 시장이 어느 나라든지 끝장난 적은 없다. 만약 끝장난다면 현금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데 이상하게 무척 싼 구간에서는 오히려 팔고 싶도록 만들고 오히려 주가가 비싼 구간에서는 미치도록 사고 싶도록 만드는 신통력을 주식시장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기억하도록 하자. 증시는 결국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끝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 새 뒷면이고 뒷면은 어느새 앞면과 연결되어 있다. 증시의 바닥이라고 생각되는 구간에는 어느새 증시의 상승과 연결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잠시 심경의 변화가 있었지만 외인들이 다시 상승향 델타로 돌려 놓고 주말장을 마감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지금 당장 바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들이 상승향 델타를 구축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봐서 결코 주식시장을 올리면서 포지션을 구축하지 않는다. 비용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해 11월에 외인들이 하락 델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주가는 우리나라만 상승을 했듯이 말이다.

게다가 시장의 분위기는 매우 차갑다는 것은 더없는 호재이다. 만약 상승기류가 시작된다면 무척 강한 토네이도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뻔히 다른 나라들에게도 있는 사실을 강조해서 기관물량을 잡아놓고 프로그램 매물 폭탄을 한 손에 쥐고 불안감을 조성한다면 개인들은 물론이고 기관투자자들도 결코 상승향 포지션에 동참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다시 기운을 찾는 것은 두 가지 정도의 이벤트를 보고 있다.

첫째...원 달러 환율이 1130을 넘어서는 시기이다.
둘째...9월 채권 대란설이 기우로 판정이 되는 시기이다.

물론 두 가지의 경우의 수는 모두 외인들의 델타가 10만개 이상 상승향을 유지하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환율은 외인들의 투자결정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적절한 외환시장이 없어 자주 환시세가 급변하는 편이다. 1130을 기준으로 한 것은 그 정도면 우리네 원화가 싸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네 하반기 적정 환율을 1050 정도로 보고 있다.

적정 환율보다 높은 환율은 원화 표시자산에 대한 수요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즉 적어도 강력한 매도주체로서의 외인들이 1130을 주변으로 해서 매도를 멈출 가능성이 있다. 즉 환율이 1130원에 도달한다면 우리네 증시에서 꼬인 수급을 해결할 수가 있는 외인들의 매도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둘째...채권 대란설은 매번 뭔가 중요한 시기에 변곡점을 만들어왔다.

지난 2003년 카드채 부실로 인해 주가가 하루에 4% 넘게 급락을 하면서 동시에 불거졌던 채권 대란설은 오히려 10월 이후의 시장을 강하게 반전시켰었다. 카타르시스 효과를 만든 것이다.

정리하자면, 외인들은 이미 주가의 상승을 감안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만 약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늘 전환점에서 동조하지 않았었다.

우리나라가 남들에 비해 상승전환이 더딘 이유는 오히려 외인들의 상승포지션 구축을 위함이며 본격적인 상승을 하는 시기는 환율 1130원, 혹은 9월의 채권대란설이 막바지에 이를 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