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호재도 주목하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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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과도하게 반영… 환율 상승의 긍정적 측면 주목

지난주말 미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나흘 연속 상승할 확률이 낮은 상태에서 노동절 연휴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차익실현 욕구가 강하게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다우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종목이 모두 떨어졌다는 것은 전방위적인 매도압력이 얼마나 팽배했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뚜렷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개인 소득과 소비지표가 다소 낮아졌지만 최근 호전된 미 경제지표의 흐름을 역행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주 발표 예정된 ISM 제조업 및 서비스 지수와 8월 고용지표를 확인하면 미국 펀더멘털에 대해 보다 확실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분명 추석전까지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긴 어렵다.
개별 종목 및 업종이 수시로 타격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곤경에 빠져버린 상태에서 부동산 PF대출과 미분양 사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이 겹치면서 오는 11일 쿼드러플위칭데이에서 주가 폭락세가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각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1460대까지 주저앉은 코스피지수가 영영 반등하지 못하고 1200대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보기에는 향후 신규 악재가 등장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악재가 모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아니기만 해도 상황이 크게 호전될 수 있다. 9월 초순 집중된 채권만기가 문제없이 지나가고 물가 수준이 낮아지는 것이 확인되면 위험 회피 심리가 과도했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해 8월까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물가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가 9월부터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올라섰기 때문에 이번 9월 물가지표부터는 기저효과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9월 물가지표가 발표되는 10월부터는 그동안의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더해지면서 인플레 부담을 떨쳐낼 것이며 중국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 완화와 함께 리스크 기피 심리가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외국인이 보유하는 국고채 만기가 집중되어 있는 9월10일 이전까지는 증시가 교착상태를 보이겠지만 이후 자금대란설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되면서 꼬여있던 실타래가 풀릴 것"이라면서 "자금대란설의 해체는 증시에서 반전의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재차 하단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역차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9월을 지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위기설이 완화되면수 증시가 안도 랠리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분기중 코스피지수 타깃을 1800p로 제시했다.

최근 국내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부분이 매크로 변수의 부정적인 흐름에 더해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 국내 대표적인 500대 기업의 하반기 실적 추정치가 컨센서스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4월과 비교해 7.9% 하향조정됐고 그중 IT섹터는 무려 41.3%나 전망치가 낮아졌다.

하반기 IT업종에 대한 실적 부진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및 LCD 등 주력제품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가격 하락 우려를 반영한 실적 하향 조정이 이미 상당부분 이루어졌고 이를 반영한 대부분의 IT 기업의 주가역시 연초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변수다. 경쟁력 측면에서는 원/엔 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상대적으로 기업실적에 우호적이다.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효과가 상쇄되는 측면이 있지만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도 IT 기업 실적의 상향 조정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앞서가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IT(반도체, 휴대폰)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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