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건설①]상반기말 현금성자산 40억원뿐

더벨 박홍경 기자 2008.09.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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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택건설사]하반기 잠실 재건축 등 입주 기대..1000억원대 SOC 지분 매각

이 기사는 08월31일(12: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 6월말 현재 코오롱건설 (13,630원 ▲30 +0.22%)의 유동성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균형이다.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고작 4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상당수의 주택건설사들이 미분양 사태와 단기차입금 폭증으로 유동성이 바닥나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 고리의 외부 차입을 통해서라도 자금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코오롱건설 역시 올해 상반기 유동성 사정은 최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유를 부리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회사 측은 밀린 공사대금 및 분양대금 회수와 자산 매각을 통해 하반기에 대규모 자금유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의 신용등급(BBB0)은 높지 않지만 그룹의 자금지원이 가능하다는 것도 믿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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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상환부담 높아..상반기말 현금성자산 41억원

코오롱건설의 수익성은 지난해 크게 악화됐다. 매출은 1조1000억원대로 견조했지만 EBITDA나 순이익은 전년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과거에 참여하지 않던 최저가제에 일부 뛰어들면서 원가율이 상승한데다 용지대 상승과 도급액 감액, 대손상각비 등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7.1%를 기록, 지난해 연간 5.9% 보다는 다소 호전된 모습이다.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가 더욱 나쁘다. 영업활동을 통한 순현금흐름은 지난해 흑자에서 -699억원으로 돌아섰다. 역시 미수금 증가 등 운전자본 투자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매출채권이 상반기에만 663억원 증가하는 등 1000억원이 넘는 돈이 운전 자본에 잠겼다.


자금유입은 부진한데 공사 진행을 위한 자금투입은 계속 이루어질 수밖에 없자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다. 전체 차입금은 2006년말 2773억원에서 상반기엔 5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지난해엔 그린나래와 환경시설관리 등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을 차입금을 동원해 사들였다.

특히 기존 차입금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추가 소요자금을 단기차입에 의존하면서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6월말 현재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를 포함해 2000억원이 넘는다. 현금성 자산이 40억원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활동이나 자산매각을 통한 자금유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차환을 위한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함을 시사한다.



연초 매입채무 결제가 일어나고 관급공사 대금결제가 지연되는 등 계절적 요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단기상환 부담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신정평가는 "분양실적이 부진한 사업에 대한 선투입 자금 부담을 다른 사업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자금 부족분을 단기차입금으로 조달해 단기 상환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건설업계 특성상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기업어음(CP)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은행권에서 조달하고 있고 한도대출도 2000억원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PF 사업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지난해 이후 늘고 있다는 점도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는 변수다. PF관련 ABCP는 2005~2006년 180억원 내외를 유지할 정도로 미미했으나 대구월성하늘채에 침산동하늘채, 에스피레드스톤에 대한 보증으로 2007년 4월말 17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조금씩 줄어올 5월에는 550억원까지 축소됐지만 신현하늘채 1, 2차가 더해지면서 지난달 중순에는 1350억원까지 증가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5월 기준으로 코오롱건설이 채무인수와 자금보충 약정 등 지급보증한 PF 차입금 잔액이 총 6325억원"이라면서 "4777억원이 분양률 80% 이상의 사업장이나 수도권에 위치해 우발채무 위험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숨통 트일까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개선이 가능할지 여부는 상반기에 완공된 사업장에서의 자금 회수에 달려있다.

코오롱건설에 따르면 잠실 시영 재건축의 입주가 이달 말에 시작되면서 550억원이 들어오고 분양부진으로 회수가 지연돼왔던 부산 남천에서도 250억원 가량이 유입될 전망이다. 올 6월 준공한 수원 매탄동 재건축에서도 자금회수가 이루어지면 재무안정성 유지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 하반기에 서울외곽순환도로 SOC지분의 매각을 통해 1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올해에도 SOC출자와 신규 재개발, 재건축 관련 선투입 자금부담 등 자금수요가 대기하고 있으나 수익성 위주의 사업 추진과 관계사 지원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택 관련 신규 사업은 최소화하면서 프로젝트 추진을 수도권 중심으로 해왔다"면서 "이와 함께 토목과 환경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말까지 총차입금을 4600억원 수준으로 줄이고 부채비율도 올 1분기말 298%에서 연말에는 270%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건설사들이 분양이 신통치 않는 사업장에 대해 자산유동화에 나섰지만 코오롱건설은 간접할인 방식을 사용할 수는 있어도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미분양이 1000세대 내외로 업계에서 양호한 수준인데다 향후 사업성이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대구 강변은 24~33평대로 구성돼있고 수성은 입지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뛰어나 입주시점에 분양률이 올라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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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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