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코메르츠방크, 드레스드너 인수 (상보)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8.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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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 2위 규모 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알리안츠그룹 소유의 드레스드너방크(Dresdner Bank)를 90억 유로(133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코메르츠방크의 마틴 블레싱 최고경영자(CEO)와 알리안츠의 마이클 다이크만 CEO가 드레스드너방크 매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 이사회는 31일 세부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드레스드너방크↑드레스드너방크


이번 거래는 올들어 유럽 금융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코메르츠방크는 소매 고객 1200만명과 1900개 지점을 소유한 독일내 최대 은행이 되지만 자산 규모에서는 1조 유로로 현재 1위인 도이치방크에 절반 수준이다.

드레스드너방크 인수에는 당초 중국개발은행(CDB)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은행 격인 CDB는 코메르츠방크보다 높은 가격인 90억 유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보도 이후 코메르츠방크가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며 인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독일 3위 은행을 넘보는 '차이나머니'에 대해 '서방의 자존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두둑한 실탄으로 선진 금융기관을 노리는 중국은행들에 대한 서방권의 견제 심리가 작용한다는 항간의 추론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앞서 미국 리먼브러더스 인수협상에 중국의 씨틱증권이 관심을 표명했으나 일찌감치 결렬된 바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드레스드너 인수에는 두 가지 변수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코메르츠방크↑코메르츠방크
우선 가격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데다 CDB가 여전히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 드레스드너의 투자은행 부문 손실을 코메르츠가 떠안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WSJ는 "제시한 조건 면에서는 CDB가 앞서지만 실질적으로는 코메르츠가 이번 거래에서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수후 두 은행간 업무가 중복되는 부문의 대거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FT는 코메르츠와 드레스드너가 합병되면 런던을 포함한 유럽대륙과 미국의 수천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머크 핑크(Merck Finck)의 콘래드 벡커 애널리스트는 "코메르츠방크는 투자은행 부문의 인력을 크게 줄일 것"이라며 "특히 런던에서는 50% 이상 인력이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 관계자는 "드레스드너의 사업 부문 중 코메르츠와 맞지 않는 위험성 높은 사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수·합병(M&A) 자문 부서도 없어질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드레스드너의 투자은행 부문인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Dresdner Kleinwort)는 전체 550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에 각각 2000명이 미국에서는 600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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