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타도 삼성' 소니의 역습

베를린=강경래 기자 2008.09.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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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으로부터 1위를 되찾아오겠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제품박람회(IF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평판TV 시장에서 2010년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링거 회장의 말은 다분히 2006년부터 평판TV 시장에서의 수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소니의 '타도삼성' 의지로 보여 진다.



스트링거 회장의 이러한 강한 의지는 IFA 전시장에서도 엿볼 수가 있었다. 소니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업체들 가운데 최대인 5959㎡ 규모로 부스를 마련했다. 이는 소니의 지난해 부스보다 5배 이상이며 삼성전자 부스보다도 50%가량 큰 규모다.

소니가 공개한 신제품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광원장치를 뒷면에서 옆면으로 전환함으로써 두께를 9.9㎜로 구현한 LCD TV를 비롯, 초당 200개 영상(프레임)을 보여줌으로써 잔상현상을 거의 없앤 200㎐ LCD TV 등이 그것.



삼성전자 (81,800원 0.00%) 역시 대형 거래처 관계자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비공개 전시관에 두께를 9㎜ 이하로 구현한 LCD TV를 비치했으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200㎐ LCD TV 등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기술면에서 소니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소니가 9.9㎜ 및 200㎐ 제품을 연내 시판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이들 제품에 대한 판매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되기에 이른 제품들이라 시장에 출시되면 다소 고전할 수 있다"고 소니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 우려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실패할 수 있다는 무리수를 두고라도 과거 30년 이상 '워크맨'과 '트리니트론'을 내세워 전자업계 최강자로 군림했던 위상을 삼성으로부터 되찾으려는 소니의 모습은 사뭇 소름이 돋기까지 했다.


소니의 역습은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소니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업계 수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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