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개발과 'OOO게이트'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8.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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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 장밋빛 개발 계획에 큰 손들은 냉담

수년 전 'OOO게이트'로 항간을 떠들썩하게 한 A씨와 B씨가 또다시 '에너지 게이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유전개발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고 사채시장에서도 자금을 빌렸다고 한다.

◇"허황된 유전개발"=A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인 'OOO게이트'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에너지 개발업체인 코스닥 상장 C사를 인수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하는 듯 했다.



A씨는 지난해 여의도와 명동 사채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사업에 투자한다는 명목을 내세웠고 '모양새'도 그럴 듯했다고 한다. 국내외 명명가를 고문으로 영입했는데 이 사실이 공개될 때마다 C사 주가는 치솟았다.

하지만 명동의 한 업자는 투자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유전개발사업이 '허황'됐다는 판단에서다. 명동 관계자는 "쿠르드 정부로부터 유전개발사업권을 때냈다고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이라크 본 정부의 최종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쿠르드 정부는 이라크 본 정부에 유전개발 이익금의 19∼20%가량을 분배받고 있으며, 최종 승인권은 이라크 정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A씨가 이라크 본 정부의 승인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면서 "유명 인사를 고문으로 영입한 것도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고 봤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그는 러시아 유전개발을 명목으로 명동에서 20억~3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집하고 주식담보대출도 시도했다고 한다.

◇'에너지게이트' 터지나=석유공사와 에너지 개발업체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A씨가 대표로 있는 C사와 B씨의 D사를 압수수색했다.


A씨는 유전개발사업과 관련,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업성을 부풀려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거나 허위공시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컨소시엄에 포함되기 위해 정치권 등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씨 역시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예상 매출을 과대평가하는 등 사업성을 부풀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에너지 개발의 경우 설령 사업에 실체가 있더라도 각 정부의 승인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유전 개발과 'OOO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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