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도 '허리케인 전야'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8.3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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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체크포인트]구스타프 피해, 유가 열쇠

9월 첫째날이자 노동절(Labor Day)인 1일을 휴장하고 화요일부터 개장하는 뉴욕증시는 허리케인 구스타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 지수는 0.7% 하락한 1만1543.96으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 떨어진 2367.52, S&P 500 지수 역시 0.7% 내려선 1282.82을 기록했다.
하순으로 접어들며 숨고르기를 했지만 8월 한달로 보면 다우지수는 1.5%, 나스닥과 S&P 500은 각각 1.8%, 1.2% 상승,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월별 상승률을 기록했다.



◇ 구스타프, 카트리나 이후 최대 위력..유가 열쇠

미 증시가 8월들어 순항할수 있었던 것은 미 정부의 금융시장안정책과 더불어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한달간 7.3%나 하락하며 배럴당 115.46달러선에 머물렀던 영향이 컸다.
9월 첫주에도 상승기반을 다질수 있을지 열쇠는 허리케인 5등급 가운데 두번째로 위력이 큰 4급으로 발전한 '구스타프'가 쥐고 있다.
구스타프는 이번주 초 미국 석유 생산의 25%, 천연가스 생산의 75%를 차지하는 걸프해안을 거쳐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 3주년 희생자 추모식을 마친 뉴올리언즈 지역 주민 100만명이 구스타프를 피해 대피하고 있다.
다행히 구스타프의 직격탄을 비껴나 카트리나 이후 허리케인 피해 대책 강도를 높인 정유산업이 구스타프의 피해를 견뎌낼수 있다면 유가는 강달러와 수요감소 전망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패로 그로스펀드의 게리 스패로 대표는 "예상보다 호전된 GDP와 주택지표에 의해 탄력을 받은 유가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임의소비재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고용지표, 또 하나의 '폭풍'될까


구스타프 뿐 아니라 경기지표 역시 증시에 '폭풍'이 될 수 있다.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어 3.3% 상승하는 호조를 보인 2분기 국내 총생산(GDP) 발표로 최악의 경기침체는 비껴갔다는 안도감이 고개를 든 상태이다.

5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할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지표이다.
지난7월 5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데 이어 지난달에도 7만-7만3000개의 일자리를 잃어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을 것이라는게 월가의 전망이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5.7%로 전망되고 있다.
비농업부문 고용에 앞서 3일과 4일 각각 발표되는 ADP 고용지수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이다.

2일과 4일 각각 발표되는 8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지수도 경기둔화의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이다.

주택경기 관련 지표로는 건축지출이 눈에 띈다. 비주거용 건축 지출은 반등세를 유지할 것이라는게 리먼 브러더스의 전망이다. 4일 발표되는 고급 주택건설업체 톨 브러더스의 실적도 현장 경기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주당 65센트 손실에서 주당 32센트 이익까지 월가 전망치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관련주로는 스테이플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주초 발표되는 전달 자동차 판매실적 역시 경기부양책의 효과와 소비침체 정도를 보여줄 지표이다.

3일 연준은 베이지북을 발표한다. 12개 연방은행들의 지역 경제보고서를 종합한 베이지북은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자료라는 점에서 관심있게 지켜볼만하다.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긴박감은 지난주초와 달리 상당부분 진정된 상태이다.
두 회사의 자금조달 능력과 유동성 수준이 '최악'은 아니라는 안도감이 확산된데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공화당 정부가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를 원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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