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유증설'이 강타한 두산그룹주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08.08.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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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 일축...

증권가의 '추가유상증자 가능설'이 두산 (208,000원 ▼9,000 -4.15%)그룹주를 강타했다.

29일 코스피시장에서 두산(-14.83%)과 두산인프라코어 (7,910원 ▲270 +3.53%)(-15%), 두산중공업(14.97%)이 하한가로 떨어졌고, 두산건설도 12.65% 급락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전일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미국)과 두산 홀딩스 유럽(DHEL·유럽)의 총 1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한 미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밥캣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두산 그룹의 재무위험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증권가에서 나오면서 주가를 짓누른 것.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건설 기자재 수요가 하락하고 있고 향후 수요 전망도 좋지 않아 밥캣 인수에 따른 재무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높은 투입비용이 반영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II는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미주지역 영업 강화를 위해 소형 건설장비업체 밥캣을 인수하면서 만든 해외계열사다.

당시 두산은 인수자금 51억달러 중 29억달러를 차입했다. 이는 차입금 총액이 밥캣이 창출하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이익)의 7배 이내로 제한된다는 대주단과의 약정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당시 밥캣의 EBITDA 예상치는 4억3000만달러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밥캣의 EBITDA가 1억6800만 달러에 그치면서 두산은 최근 예상 EBITDA를 3억1000만 달러로 낮췄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이다. 이자비용ㆍ법인세ㆍ감가상각비를 공제하기 이전의 이익으로, 편의상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더해서 구한다.

두산이 대주단과의 약정을 지키려면 EBITDA를 4억2000만달러로 맞추거나, 차입금을 21억달러로 줄여야 한다.

두산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 29억달러 중 8억달러를 상환, 부채비율을 175%에서 90%로 낮출 계획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 밥캣의 올해 EBITDA가 3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두산이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돌면서 이날 두산그룹주의 하락세에 가속을 붙였다.

다른 애널리스는 "밥캣의 실적 부진은 차입약관으로 인해 곧바로 재무위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이번 증자 결정으로 확인됐다”면서 “북미와 유럽의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져 EBITDA가 더 감소할 경우 추가적인 증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유상증자 가능설로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 치자 두산그룹은 이날 오후 4시 부랴부랴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진화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영업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EBITDA를 매우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EBITDA가 예상치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BITDA가 최악의 경우 2억5000만달러로 떨어진다고 해도 5000만달러를 현금 투입해 EBITDA를 맞추면 되는 것이고, 이번 10억달러 유상증자로 이를 메우기엔 충분하다"며 추가유상증자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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