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왜 적자로 돌아섰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08.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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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경상수지가 한달 만에 다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지만 한국은행은 담담한 모습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돌발적인 요인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는 지난 5월부터 매월 3억 달러씩의 적자를 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셈법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8년 7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4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 6월 18억2440만달러 흑자에서 한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말 8억1000만 달러 적자 이후 올들어 6월을 제외하고는 △1월 27억5000만 달러 △2월 23억5000만 달러 △5월 3억8000만 달러 등 계속 적자를 보여 왔다. 1~7월 중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모두 78억달러로 늘어났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 지난 6월 34억779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상품수지는 7월 들어 흑자규모가 3억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33.1%나 증가했지만, 수입은 유가상승 등으로 무려 46.1%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상수지가 한달 새 다시 적자로 돌아선 주요 원인으로 지난 6월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을 꼽고 있다. 물류대란으로 배송기간이 길어질 것을 우려한 수입업자들이 6월에 수입할 물량을 7월로 늦춘 결과, 수입물량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수입업자들이 물류 입항시점을 7월로 잡은 결과, 수입이 6월에는 감소한 반면 7월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7월 들어 경상수지가 갑자기 적자로 돌아섰다고 보는 것은 위험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규칙 요인을 감안한다면 지난 6월(+18억달러)과 7월(-24억달러)의 평균치인 3억달러 적자를 지난 6ㆍ7월 각각의 실제 경상수지 규모로 봐야 한다는 것. 지난 5월 3억8000만 달러 적자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3개월 연속 3억 달러 수준의 적자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양 팀장의 설명이다.


하반기 경상수지 전망은 어떨까.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이 원유도입 단가에 반영되는 9월부터 경상추이의 추이가 바뀔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9월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유지하고 수출이 강세를 보인다면 9~12월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의 양 팀장은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규모가 늘어나더라도 9~12월 중 매달 5억 달러씩만 흑자를 기록한다면 적자는 연간 목표치인 90억 달러 이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은미 애널리스트는 "물가불안, 고용부진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7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입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도 수출은 지역 및 품목 다변화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돼 하반기 중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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