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證 "유럽 증권사 인수검토"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8.29 04:40
글자크기

이팔성 회장 뉴욕 기자간담회 "미 소형은행도 관심"

-해외투자자, 우리금융 저평가 관심
-"주당 2만원은 돼야 매각"


우리투자證 "유럽 증권사 인수검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우리투자증권이 유럽의 투자은행(IB)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금융지주가 미국의 소형 은행들 역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우리투자증권 주최로 열리는 IR행사 '2008 우리 코리아 콘퍼런스'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회장은 뉴욕 현지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리먼브러더스 인수설이 돌았던데 대해 이 회장은 "인수금액만 80억달러에 달해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하면 1곳에서 인수하기는 힘들다"며 현재로선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사람장사'인만큼 리먼을 인수한다 해도 실제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신 우리투자증권이 규모가 비슷하고, 투자은행(IB)업무에 특화된 유럽의 투자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지역 금융회사보다 앞선 IB 역량을 확보, 아시아 지역부터 기반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회장은 저금리로 인해 은행상품의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자본시장 통합법으로 증권사와의 영역경계가 없어지는 등 은행들의 국내 영업에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이회장은 미국의 소형 지방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내비쳤다. "싼 물건이 있으면 사들이는게 장삿꾼 아니냐"며 신용경색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요즘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IMF 위기'로 고통을 많이 겪었지만 금융구조조정과 기업 워크아웃을 우리처럼 체험적으로 공부한 국가는 거의 없다"며 국제 경쟁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우리 아메리카 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FDIC(미 예금보험공사)의 금융기관 평가에서 7개 전 부문에 걸쳐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전등급 A를 받을 수 있는 곳은 8000개에 달하는 FDIC 회원 금융사 가운데 1%안팎에 불과하다.

정부 지분매각을 통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관련, 이날 IR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우리금융의 주가(27일 종가: 1만4400원)가 저평가돼 있다며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의 신용경색과 국내 증시 약세로 인한 우리은행 주가 하락으로 당장 매각이 진전을 보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인정했다.


우리은행 지분 27%는 이미 매각된 상태. 나머지 73% 가운데 23% 정도는 7%씩 블록세일을 통해 이르면 내년중반까지라도 회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매각가격.
"조속한 민영화가 우선인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목표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이회장은 매각가격이 주당 2만원은 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5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지분5% 매각 당시 매각가격인 주당 2만2750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12조3000억원을 투자한 정부로서는 최소한 주당 2만원 이상은 받아야 기회비용 등을 커버할수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50%+1주의 지분을 어느 한곳에 매각, 지배주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내 산업자본은 금산법에 의해 묶여 있고 외국 금융회사들도 신용경색의 여파를 겪고 있어 8조5000억원(주당2만원 가정시)에 달하는 인수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자본이 지배주주가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동행한 최공필 전무 역시 "지배구조가 바람직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분매각을 통한) 소유구조 개편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