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건설①]아찔한 위기, 일단 넘겼다

더벨 김동희 기자 2008.08.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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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택건설사]단기 대여금 늘며 차입금 '급증'

이 기사는 08월28일(11: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Scene 1.
지난 6월, 중앙건설의 자금팀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7월 100억 원, 8월 500억 원)를 차환 발행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앞길이 막막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의 도움이 있었지만 'BBB-'라는 낮은 신용등급이 발목을 잡았다. 주택사업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건설사라는 꼬리표도 회사채 차환발행을 어렵게 했다. 결국 중앙건설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보유 현금성 자산을 이용해 채권을 상환했다.



# Scene 2.
8월 말 현재 중앙건설 (0원 %)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올해 만기돌아오는 사모사채 200억 원과 유동성 장기 차입금 236억 원 등은 모두 해결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담보가 제공된대부분 차입금은 금융회사가 만기를 연장해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신규로 자금을 투입해야하는 사업장도 아직까지는 없어 유동성 위기를 걱정하지 않고있다. PF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것을 막기위해 일산 탄현과 광주 오포 등의 사업 용지도 매각할 계획이다.

최근 중앙건설은 아찔했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한 숨 돌리고 있다. 당장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사업장도 없다. 분양율이 저조했던 부산 및 수원 사업장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부담을 줄이고 있다. 예정 사업장인 하남, 일산 등도 사업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긍정적인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중앙건설은 금융시장의 우려는 아직 그대로다. 여타 BBB-등급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는 투기등급 취급을 받고 있고 신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주가는 올 초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차입금과 단기대여금, 동반 '급증'

지난 2006년 말 2061억 원에 불과했던 총 차입금은 2008년 6월 말 4692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뺀 순 차입금도 같은 기간 1659억 원에서 383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말 153%에 그쳤던 부채비율은 불과 1년6개월이 흐른 2008년 6월 말 279%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이 침체를 겪었지만 되레 민간 개발 사업을 확대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차입을 통해 조달했기 때문이다.




사업은 확대했지만 분양경기가 악화되다 보니 사업 시행사에 빌려준 단기대여금이 늘었다. 중앙건설의 단기 대여금은 지난 2006년 152억 원에 불과했다. 토지구매 등 사업도 대부분 원활하게 진행돼 시행사 자금 지원이 거의 필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택시장상황이 바뀌면서 달라졌다. 공사수주를 적극적으로 따냈지만 시행사의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단기 대여금은 올해 6월말 1311억 원까지 높아졌다.

단기 차입금·운전자본 부담도 'UP'

운전자금 부담도 크다. 지난 2006년 3049억 원의 운전자금 규모는 공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단기 대여금이 급증하면서 473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공사 및 주택분양 미수금은 같은 기간 1265억 원에서 2113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 현금흐름은 1308억 원의 유출을 나타냈다.

차입금 가운데는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커 유동성을 위협하고 있다. 중앙건설의 단기차입금(유동화차입금 포함)은 지난 2006년 말 755억 원에서 올 6월 말 21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유동성장기부채 1036억원을 포함할 경우 전체 차입금의 70%에 달하는 빚이 1년 이내에 만기가 돼 돌아온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7월 12일 현재 1550억 원에 달한다. PF 우발채무도 자기자본의 4배가 넘는 8255억원이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856억 원(6월 말)에 그치고 있다. 공사 및 주택분양 미수금과 단기 대여금을 전액 회수해 단기성 차입금을 갚는다면 모를까, 만기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앙건설 "유동성 위험, 급한 불 껐다"

중앙건설측은 일단 단기차입금의 만기연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6~8월 재무적으로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유동성 차입금의 대부분은 토지가 담보로 잡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건설은 지난 7월4일 100억 원과 8월 2일 200억 원, 9일 3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왔지만 ABS(200억 원)를 발행하고 보유중인 현금성자산(400억 원)을 이용해 갚았다.

유동성 장기차입금 230억 원(회사채 제외)은 경기 평택 사업장을 담보로 국민은행으로 부터 PF대출을 받았다. 솔로몬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역시 일산 탄현과 김해 율하 사업지가 담보로 제공됐다.

김영민 중앙건설 이사는 "유동성 장기차입금의 대부분이 담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어서 자동적으로 만기 연장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ABCP역시 외환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고 형식을 ABCP로 돌린 것이어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고 말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올들어 잉여로 돌아섰다. 2008년 6월 말 중앙건설의 영업 현금흐름은 258억 원의 현금유입을 나타내고 있다. 김 이사는 "앞으로 신규 사업이 없어 단기대여금과 공사 미수금 등 자금이 들어올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게 불안을 떨칠 수 없게 한다. 은행들이 건설업종에 대한 대출한도를 소리없이 줄여나가면서 신규는커녕 기존 대출 연장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만 믿고 차입금의 만기 연장을 보장받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국내은행 관계자는 "담보로 잡은 토지 감정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만기 연장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금융시장의 상황이니만큼 중앙건설도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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