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은행 누구와 손 잡나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08.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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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점치며 막판 눈치작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본궤도에 오름에 따라 재무적 투자가로 참여할 은행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트너 찾는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의중과 금리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적잖은 때문이다.

◇막판 '짝짓기'= 대우조선 (30,400원 ▲300 +1.00%)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포스코 (377,500원 ▲500 +0.13%), GS홀딩스, 한화석유화학 (27,100원 ▼50 -0.18%), 현대중공업 (160,000원 ▲4,300 +2.76%) 등 4개사다. 하지만 이들과 컨소시엄을 확정한 은행은 신한은행(포스코)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0원 %)은 GS와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종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농협, 하나은행 등은 아직 파트너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에 빠져있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우조선 M&A(인수·합병)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면서도 "모두 다음 주 이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전했다.



짝짓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은행과 기업들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한 곳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순간 나머지 후보 기업들과는 경쟁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포스코, GS, 한화 등 3곳의 주거래은행이다. 수십년간 인연을 맺어온 탓에 매몰차게 모른채 할 수 없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 기업여신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자칫 다수의 우량 거래처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수 후보자간 우열을 가리기도 쉽지 않다. 포스코는 사업시너지에 강점을 보이고 있고, GS는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조선업 1위 업체이고, 한화는 그룹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하다. 딱히 두드러진 곳이 없으니 돈 빌려주기도 쉽지 않다.


◇국민연금에 촉각= 금융당국의 M&A 차입규제 방침도 당혹스럽다. 당국은 과도한 차입에 의한 M&A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데다, 물가관리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분명히 제시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와 성장전략도 중요하지만 차입비율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자금조달 여지가 그만큼 좁아진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산은은 받은 몇가지 매각 지침 가운데 하나가 자금조달 계획으로 차입 비율을 중요하게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국민연금 끌어들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 인수에는 5조~6조원, 최대 8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들에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자금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다.

대우조선은 방위산업체여서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 10% 이상을 취득할 수 없다. 반면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보유출 가능성은 물론 소버린과 아이칸의 선례를 놓고 볼 때 오히려 과도한 외국인 투자유치는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원하는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곳과 손잡을 생각이나 윤곽은 9월 중순 이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이 국민연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막판 치열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가 인수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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