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탈북 위장' 원정화 "북한 최고위층과 친인척"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8.08.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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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위장간첩' 원정화는 북한 최고위층과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27일 수사결과 합동브리핑에서 "원정화의 계부 김모씨는 김영남 북한 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사돈관계"라며 "김 씨는 북한에서도 군에서도 높은 지위까지 올라갔고 북한 당국에서도 상당한 직위에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원정화와 함께 간첩혐의로 혐의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김 씨 역시 2006년 12월 '탈북자'로 가장해 남한에 들어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원정화와 함께 체포된 계부 김모씨가 북한 고위직 간부였다는데.
▶ 원정화 생부는 죽었다. 엄마가 새롭게 김모씨와 결혼했다. 김 씨는 북한에서 상당한 직위에 있었다. 군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김 씨의 누나, 즉 원정화 고모의 딸과 김영남의 아들이 결혼했다.



- 김 씨는 언제 남한에 들어왔나.
▶2006년 12월에 탈북자라고 하고 들어왔다. 입국 사실을 정부에서도 알고 있었고 하나원에서 교육도 받았다.

- 원정화가 정보요원 암살 지령을 받았다고 하는데, 어떤 시도를 했나.
▶ 시도를 하지 않고 포기를 했다. 본인 진술로는 남한에서 살다보니 북한에 대한 충성심도 떨어지고, 살해 지령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늘 만나던 사람들이라 포기했다고 했다. 사람을 한번도 안 죽여 봐 죽일 수 없었다고도 했다.

- 원정화가 중국에 있을 때 탈북자와 남한 기업가 100명을 북송했다고 하는데, 누구인지 확인 됐나.
▶ 진술만 있고 객관증인 물증은 부족하다. 기억에 의존해 한국인 한 사람의 신상명세를 진술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서 실종된 사람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고 가족은 실종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 결혼했다는 경찰은 누구인가.
▶ 경찰과 결혼한 것은 아니고 만나 사귄 것이다. 경찰과 결혼한 사실은 없다.

- 원정화는 어떻게 군 안보 강연 강사가 된 것인가.
▶ 재중 보위부가 안보 강사 하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본인이 고민하다 탈북자 후원회에 간부를 찾아가 먹고 살기 어렵다 하니 그 쪽에서 추천했다. 특히 안보강사를 하기에 유리한 교도관 출신이 아닌데도 북한에서 교도관 했다고 했다.



-50여회나 안보강연 하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포착이 안됐나.
▶ 안보강연 그 전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부대에서도 이상하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우리도 파악하고 주시하고 있었다. 총 5번 정도 경고하다가 마지막 6번째에 안보강사에서 제외시켰다. 본인은 계속 강사를 시켜달라고 요청을 했다.

-군 장교 추가 수사가 남아있나.
▶ 기본적인 것은 다 끝났다. 명함 전달한 사람들은 모두 참고인 조사를 했다. 조사해보니 탈북자로서 자기 부대에 강연 왔기 때문에 명함을 전달했다. 원정화가 의도적으로 명함을 요청했다고 했다.

-황모 대위는 왜 신고 안했나.
▶황 대위와 원정화는 실제 애인관계다. 황 대위는 처음 진술에서 원정화가 간첩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부인하던 당시에도 실제 원정화를 사랑했고, 간첩인 것을 알았더라도 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원정화가 넘긴 정보는 어떤 것인가.
▶ 주한미군 기지 촬영해 넘겼고, 탈북자 명단 넘기고, 군 간부 명함과 사진을 넘겼다. 명함이 상당수인데, 일반적으로 명함에는 이메일을 기재 해놓는다. 이메일 아이피를 추적해본 결과 중국 측에서 군 장교 이메일이 해킹된 자료를 확보했다.

-황장엽 거주지는 왜 알아내려고 했나.
▶ 원정화 뿐만 아니라 국내 암약하고 있는 간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황장엽의 거소다. 탈북자 단체 간부에게 접근해 '황장엽과 관계있는데 만날 수 있겠냐'며 물었다. 국가에서 높은 급수로 비밀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 간부도 알 수 없어 실패했다.

-정보가 수준이 낮은 것 아닌가.
▶직파간첩 정경학, 부여간첩 김동식 등 최정예 간첩들도 알아낸 것은 국방부, 원전, 레이더 기지, 주한미국기지 등이다. 지금은 탈북자도 많아지고 국민 안보의식도 해이해져 탈북자들도 기존의 정예 간첩에 비해 수집하는 정보가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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