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가 전날에 비해 상승세로 장을 마쳤지만 1500선에서 완전히 이탈했다는 점을 주목하면 아찔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전날의 경우 장중 1502대로 상승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1500선과의 결별을 모면하려고 애썼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번도 1500선을 그려내지 못했다.
시총1위 대장주이자 전기전자 업종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하락세를 면치 못해서는 장세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추락이 이익감소 전망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추세적인 흐름이라면 54만원대의 현재 주가도 결코 낮은 게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조선주의 대장인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의 연저점 경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조선업황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해도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에 대한 인수전으로 증시 모멘텀이 생기기는커녕 M&A가 악재로 부각되는 것은 시장이 어지간한 약세장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도주의 궤멸 이면에는 고통을 딛고 오르는 주식도 있다.
국민은행 (0원 %)이 사흘간 5% 넘게 오르면서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6만3293원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달 4일 이후 지주사 전환이 확정되게 되면 주가 오름세가 확연해지면서 금융주의 동반 상승세를 이끌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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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쑤고 있는 미국 금융주가 어느 정도 악재를 반영한 상태고 모기지업체나 지방은행 등에 대한 신용위기가 우려와 달리 파장이 크지 않는 쪽으로 위안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낙폭 과다만큼 호재는 없다는 결과를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이날 1092.5원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1079.0원으로 속락하는 등 5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증시와 함께 주시할 변수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다면 7일 연속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는 일이다.
이날 지수선물 미결제약정이 10일만에 3494계약 감소하는 가운데 선물이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변수다.
사상최대치의 미결제약정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방향이 쿼드러플위칭까지 흐름을 결정하는 방향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또 다시 사상최대치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은 수급상 상당한 부담으로 남는다.
지난 5월19일 미결제약정이 7만4115계약에 이르며 당시로서는 사상최고치에 도달했을 때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서 고점을 치고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달 28일 미결제가 8만2749계약까지 늘어났던 때가 1626까지 오른 뒤 이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코스피 추락의 시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