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역대최대 '쩐의 전쟁'

김창익 기자, 김익태 최석환 기자 2008.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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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국민연금·군인공제회 등 큰손 가세… 짝짓기 방식 관심

역대 최대 '전(錢)의 전쟁'이 시작됐다.

포스코 (377,500원 ▲500 +0.13%)GS (47,250원 ▼1,050 -2.17%)한화 (28,700원 ▼350 -1.20%)현대중공업 (160,000원 ▲4,300 +2.76%) 등 4개사가 27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증권가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8조원 가량의 인수자금이 동원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LG카드(7조2000억원) 딜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 등까지 가세한데다 참여기업들도 오너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베팅 수위를 올릴 것으로 보여 사상 유례 없는 '돈의 매치'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참여 기업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1차 승부처는 누가 국민연금의 투자를 받아내느냐가 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아직 결정 안했다"고 밝혔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주가가 현재 3만5000원선임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매각 지분(50.4%)의 가치는 3조4000억원선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가치 등을 포함할 경우 매각규모는 총 7조∼8조원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ㆍGSㆍ한화ㆍ현대중공업 등 인수전 참여 업체들은 오래전부터 준비해 큰 문제 없다고 공언한다.

포스코는 현재 6조원에 달하는 시재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력에 있어서는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도 3조3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나머지 자금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배분을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대한생명 상장을 전제로 교환사채(EB)를 발행, 3조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는 20%대의 낮은 부채비율을 내세우며 "자금 확보는 사실상 끝났다"고 공언한다. 자회사의 회사채 발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덩치가 워낙 큰데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인수합병을 위한 과도한 차입을 규제하겠다고 밝혀 단독으로 8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기엔 4개사 모두 역부족이다. 결국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 즉 '돈줄'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우선 포스코-SK그룹간의 결합 여부가 관심이다.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에너지·해운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SK측도 "요청이 들어오면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 SK는 SK에너지와 SK해운을 갖고 있다.

GS는 자금력이 풍부한 중동쪽 파트너와 제휴, 자금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주요 방위사업 부문을 통합 매각할 방침이어서 외국인은 10% 이상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단독참여는 아니지만 그동안 대우조선 인수에 큰 관심을 보여 온 STX와 성동조선해양의 행보도 관심이다. STX는 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갖고 있고, 성동조선의 뒤엔 최대주주(44.6%)인 군인공제회가 있다. 군인공제회는 M&A 시장의 실력자로 통해 군인공제회가 누구와 손을 잡는지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대우조선 인수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국민연금을 잡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을 경우 인수자금의 20%를 해결할 수 있어 사실상 이번 머니게임의 승부처로 꼽힌다. 일찌감치 인수 의사를 밝힌 포스코ㆍGSㆍ한화 등 3개사가 제휴를 타진했지만 국민연금은 아직 컨소시엄 파트너를 결정하지 않았다.

한편 산업은행은 인수 희망 기업들의 투자자 적격성을 심사한 뒤 9월 둘째주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산업은행은 이어 10월초 실사작업과 본입찰을 끝내고 10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ㆍ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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