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사장 취임 첫날 표정

스타뉴스 최문정 기자 2008.08.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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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를 하는 이병순 신임 KBS 사장 취임사를 하는 이병순 신임 KBS 사장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잊을 수 없을 강렬한 경험으로 취임 첫 날을 맞이했다.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은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본관 라디오공개홀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시작으로 KBS 사장으로서의 임기를 공식 출발했다.

이날 이병순 사장의 취임식은 조용한 가운데 신속히 치러졌다. 취임식에 화려한 잔가지는 없었으며 반대 인사가 참여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일 없이 잡음 없이 무사히 마무리 됐다. 이병순 사장도 취임사를 제외하고는 크게 나서지 않았다.



이병순 사장은 취임사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KBS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둘째, KBS의 공영성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과제입니다", "셋째, KBS의 독립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째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송, 수신료를 더 내고 싶은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라는 4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이어 'KBS 선후배 동료 여러분'에게 "그동안 조직 안에서 빚어진 갈등들을 해소하고 조직의 화합과 안정을 통해 'KBS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둘째로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부여하되 책임과 절제가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습니다", 셋째로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는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세 가지 당부를 전했다.
첫 출근하는 이병순 신임 KBS 사장 ⓒ이명근 기자첫 출근하는 이병순 신임 KBS 사장 ⓒ이명근 기자


그러나 이병순 사장이 취임식장에 들어가기까지와 취임식이 진행되는 시각의 취임식장 밖 상황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이병순 사장의 차량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KBS 본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병순 사장은 등장과 함께 취재진과 KBS 사원행동 측이 몰려들어 차에서 내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KBS 사원행동 측은 이병순 신임 사장을 "낙하산 사장"이라고 규명하고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의 대리인을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첫 출근 저지를 위해 오전 7시 30분께부터 하나 둘 모여 본관 앞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이병순 사장이 등장하자 "이 선배 들어가지 마십시오"를 외치며 몸으로 막기 시 작했다.


이어 이병순 사장이 치열한 몸싸움 속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속에도 취임식 장으로 무사히 들어서자 "관제 사장 물러가라", " MB정권 청부 사장 온몸으로 거부한다"고 외침을 바꾸며 대응의 강도를 높였다.
KBS 사원들 ⓒ이명근 기자KBS 사원들 ⓒ이명근 기자
이 와중에 건물 출입구의 셔터가 내려지고 외부는 청경들이 출입자를 막아서며 막으려는 사람과 이를 뚫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내 회사에 내가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직원들과 덩달아 가로막힌 채 "언론사가 취재를 거부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상황이냐"고 외치는 사람들과 이를 몸으로 가로 막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이병순 사장은 취임식장에 무사히 들어섰지만 외부에서는 건물 입구 출입구 셔터까지 내려진 채 청경들이 막아섰다. 고성 끝에 벌어진 폭력사태에 부상자도 속출됐다. 이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몰렸던 본관의 주 출입구 셔터는 '고장'이라는 종이 한 장을 붙인 채 여전히 내려져 있으며 본관 쪽 출입은 아직도 통제되고 있다.

안과 밖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던 이병순 사장은 결과적으로 무사히 취임식을 마쳤다. 기대도 우려도 한 몸에 떠안은 채 KBS 사장으로서 공식적 첫 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이병순 사장은 정연주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1년 4개월 여간 KBS의 사장자리를 지키게 된다. 우려와 갈등, 기대와 희망 속에서 이병순 사장이 취임사를 현실로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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