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이 급증한 것은 공격적인 사업확장 탓이다. 자체 분양사업에 나서면서 대규모 장부상 차입금이 필요했고, 대우엔지니어링 인수, 해외진출 등 사업 확장에 필요한 돈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했다.
◇단기자금으로 사업확장
이에 앞선 3월, 부산 연제구 연수8동 주택건설 사업장이 시행사의 비리로 사업해지 및 채무불이행이 발생하자 사업장 인수를 위해 2000억원 가량을 단기 차입했다. 대우엔지니어링과 부산에 들어간 자금만해도 무려 5200억으로 올 상반기 단기차입금 5641억원의 대부분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65.8%에 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송도 신도시, 해외 사업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3년만기 회사채 2억5000만달러를 발행해 1억1000만달러가 투자될 베트남 하노이·안카잉 신도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양재동 업무시설, 칠레 화력발전소, 행정복합도시 개발 등에 관련해 지급한 선급금도 지난해 말보다 226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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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활동이 늘면서 지난 2005년 이후 플러스였던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697억원으로 전환했다. 100% 내외를 유지했던 부채비율은 반년 만에 162.9%로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0%에서 22.0%로 뛰었다.
◇"그래도 포스코의 기업"
포스코건설의 부채가 단기간에 급증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포스코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의 지분 89.5%를 소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IPO와 연계해 473만주를 처분하더라도 64.9%의 지분을 유지하게 포스코의 직·간접적인 재무적 지원 가능성으로 재무융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관계사 매출 비중이 50%이고 이 가운데 포스코 비중은 28%(2007년말 기준)에 달하고 있지만, 매출채권 비중은 12.9%와 8.6%로 낮아 안정적인 현금유입원이 되고 있다. 포스코가 인도와 베트남 등에도 제철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에 대한 채권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오는 29일 발행 예정인 회사채투자자 모집은 건설사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이뤄졌다.
◇외부자금 조달 계속..충격흡수장치 마련해야
포스코건설의 무차입경영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급사업 중심의 보수적인 사업 전개에서 벗어나 투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지속적인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건설경기가 포스코건설의 확장 경영을 뒷받침하느냐이다. 정부의 주택관련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어둡다. 이 때문에 포스코건설이 사업확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 및 건설경기 악화에 대비해 충격 흡수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 사업장 인수와 부산 서면 센트럴스타, 충남 아산과 계룡지역의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6월말 현재 포스코건설의 운전자금부담은 전년말보다 4130억원 가량 증가한 1조4899억원으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민자사업, 복합개발사업 등의 지분 투자와 그룹의 공격적 투자 계획, 외형성장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투자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의 IPO 성사 여부도 관심이다. 규모는 1조원. 포스코건설에는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시장이 약세와 건설주에 대한 투자 불안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PO가 올해를 넘길 경우 은행 단기 차입 상환을 위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포스코가 7조원 가량이 소요될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에 나서고 있어 즉각적인 재무적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29일 채권발행으로 조달될 2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은행 단기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단기차입 비중이 높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포스코건설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