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날린 신용불량자, 다시 일어서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8.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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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일과꿈]자기계발 비즈니스 커뮤니티 백기락 크레벤 회장

10억 날린 신용불량자, 다시 일어서다


"네 이름을 경매에 붙여라"

자기계발 비즈니스 커뮤니티 연합회인 크레벤을 운영하는 백기락 회장(35·사진)은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썼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자신의 '몸값'이 얼마나 높은 낙찰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돌아보라는 말이다. 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던 것은 뼈아팠던 그의 경험이 밑받침이 됐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1999년 10월 백 회장은 27살의 나이에 자본금 5억 원으로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제공업체를 세웠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투자받은 10억원을 다 날리는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젊은 나이에 50명의 직원을 통솔하는 일은 버거웠다.



그는 "이때부터 인생이 파란만장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추운 겨울에 난방이 안되는 창고에서 10개월을 지냈고, 건물 빌딩에서 찬물로 샤워하기도 했습니다. 최저 생활비로만 생활하면서 버텼습니다."

재기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그를 받아주는 데는 없었다. "빚이 2억 원이나 되는 신용불량자에, 사업을 한다고 대학교도 중퇴했는데 누가 절 고용하겠어요?"



쓰라린 실패를 곱씹어보던 그는 자신이 영업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3년 '1인 기업'을 자청하고 세일즈 컨설턴트라는 명함을 만들었다. 월급을 안주더라도 물건을 팔게 해달라고 끈질기게 졸라 한 IT업체의 제품을 파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받은 명함만 1만2000장.

군 제대 후 운영진으로 활동했던 벤처창업 동호회의 인맥을 바탕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인터넷이 제대로 깔리기 전인 1998년 당시엔 대부분의 창업정보가 유니텔의 크레벤이라는 연합회를 통해 공유됐어요. 테헤란 벨리의 기업 중 40% 정도가 우리 커뮤니티 회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

풍부한 독서량을 바탕으로 폭넓은 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이미 동호회에서 유명인사였다. "사업, 경영에 관심이 많고 책을 좋아해서 글도 엄청나게 올리고 척척 답변해주니까 저를 경험 많은 40대 사장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사업 경험이 조금씩 쌓이면서 2003년에 회원들이 '명함 관리 비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죠. 제 이름을 건 첫 유료강의였어요."


강연은 대성황을 이뤘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실천했던 시간관리 비법과 독서법을 강의하면서 그는 자기계발 강사로 돌아섰다. 이후 2005년 동호회 회원들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하고 크레벤이라는 이름도 그대로 붙였다. 현재 그는 컬럼니스트, 기업 경영컨설턴트, 독서관리자로도 활동하면서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는 강사 코치 작가 컨설턴트처럼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1인 기업의 시대가 올 겁니다. 크레벤의 성공 시스템과 교육기반으로 홀로 우뚝 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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