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10 건설사, 서울 재개발·재건축 '올인'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08.2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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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부문 신규수주 부족으로 대거 수주전 가세할듯

서울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빅10건설사마다 시행사 도급사업 수주를 자제하면서 주택사업 신규 수주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서울에서의 용지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함에 따라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시공사를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선정토록 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 공전으로 늦춰지고 있지만 8·21부동산대책이 여당 주도로 강력하게 추진되면 시공사 선정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빅10건설사들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은평구 구산동 빅6~8위 경쟁

하반기들어 본격적인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은 은평구 구산동 재개발사업이 스타트를 끊었다. 총 건립가구가 600가구에 불과하고 위치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입찰등록 때 빅5건설사는 빠졌다.



대신 시공능력순위 6~8위인 포스코건설, 현대산업 (8,140원 0.00%)개발, 롯데건설이 나란히 입찰등록 서류를 제출했고 다음달 6일 총회에서 시공사가 가려진다. 이들 3개사는 현장에서는 이미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연말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의 하이라이트로 태릉 현대아파트 재건축, 방배동 재건축, 거여마천 재건축, 상계뉴타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태릉 현대아파트 재건축은 현대건설이 공동시행사로 가계약을 했지만 조합의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해 시공사 선정 작업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우건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 현대건설 (32,200원 0.00%), GS건설 (14,900원 ▼70 -0.47%), 롯데건설 등이 수주전을 벌일 태세다.


방배동 재건축과 거여마천 재건축은 대형사들이 일찌감치 사업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연말께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방배동 일대는 내방역 인근으로 2~3개, 거여마천은 단독주택재건축지역으로 7개 구역이 시공사를 가릴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상계뉴타운은 탄탄한 수요기반을 갖춘 서울 강북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된다. 조만간 추진위 인가가 날 것으로 보여 내년 초에는 4~5개 구역이 시공사를 가릴 전망인데 빅10건설사 대부분이 영업활동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전 왜 과열되나?

빅10건설사들이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결정적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한 시행사 도급사업은 미분양이 적체된 반면 실수요층이 탄탄한 서울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은 구름인파를 몰고 다닌다.

특히 빅10건설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시행사 도급사업을 자제하면서 심각한 신규수주 부족난에 빠진 것이 주요 이유다. 공사가 진행중인 사업장에서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 현장들이 완공되면 사업장이 고갈된다. 신규로 사업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력 구조조정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8·21부동산대책을 통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시공사 선정 시기를 사업승인 이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이 국회 공전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8·21대책이 여당 주도로 강력하게 추진되면 통과가 유력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신규수주가 급감한 주택사업부문에서 유일한 수주 확대 대안은 재개발ㆍ재건축밖에 없다"며 "시장 지배력이 월등한 빅5건설사는 물론 그동안 자체사업을 강화하던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등까지 가세하고 있어 과열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상계뉴타운, 방배동, 거여마천, 태릉 현대 재건축 등은 사업화 시기가 다소 지연돼왔지만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 구도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지 고민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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