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내려도… 8월 물가상승률 7% 육박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8.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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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원유 시차두고 최근 반영, 환율도 부담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번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 중반을 넘어 7%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개월 뒤 소비자물가로 연결되는 생산자물가의 상승률이 지난달 12.5%에 달했다는 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향후 물가에 부담 요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이고, 지난 6∼7월 높은 가격에 수입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8월 소비자물가는 7%선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7월 평균 유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8% 높은 상태였다. 7월 수입물가 상승률도 50.6%로 1998년 2월(53.9%)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수입물가가 각각 89.9%, 34.8%로 크게 올랐다.



최근에는 추석을 앞두고 식료품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어획 과정에서 쓰이는 기름값 부담 등으로 가격이 올랐고, 돼지고기 값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쇠고기에 대한 대체수요 증가로 뛰박질 중이다.

또 지난해 여름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도 기저효과 측면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부담요인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약 한달의 시차가 있다는 점 등에 비춰 올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 중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저효과가 잦아드는 10월 전까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강달러 추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9월 이후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지난 7월 당국의 개입으로 1000원선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최근 오름세를 거듭하며 지난 22일 1062.5원으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의 1%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0.07%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최근의 환율 상승이 글로벌 강달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추세를 거스르는 수준의 고강도 달러화 매도 개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당분간 환율, 금리 등 거시적 수단 대신 미시정책으로 물가안정을 꾀할 계획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각별히 물가안정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각 부처 장·차관들은 현장확인을 통해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또 추석 관련 성수품 출하량을 평상시 2∼3배로 늘리고 21개 주요 농축수산물 및 개인서비스 요금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지정, 집중관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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