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DJ '절대신임'…보폭 넓힌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8.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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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의원실 제공ⓒ박지원 의원실 제공


박지원 민주당 의원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신임은 거의 절대적이다. 정치권에 '전설'로 통하는 박 의원의 자기관리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박 의원은 야당 대변인이던 1992년 무렵부터 전날 밤 아무리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이튿날 새벽 5시면 어김없이 DJ의 동교동 집을 찾았다. 조간신문의 주요기사를 정리하고 그날 정치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수년간, 매일 똑같은 시각에, 그것도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거나하게 술을 마셨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만큼 깔끔한 매무새에 진지한 자세였다고 한다. DJ로선 이런 박 의원을 신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DJ의 복심'. 그런 그가 DJ 계승을 자처하는 민주당으로 돌아온 뒤 정치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박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 박 의원은 4.9 총선 공천 당시 부정·비리 전력자 배제 방침에 따라 공천을 받지 못하자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전남 목포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박 의원의 첫마디는 "민주당에 돌아가겠다"였다. 그 뒤 4개월, 박 의원은 복당이란 염원을 이뤘다. 정치적으로 완전한 재기다.

무엇보다 박 의원의 당내 활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전한 DJ의 신임이다. 당 안팎에선 DJ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한다.

박 의원은 복당 확정 직후 "민주당의 투쟁공간은 국회"라며 원내 입성을 촉구했다.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때 사실상 DJ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21일 정연주 전 KBS사장 해임 관련 민주당의 토론회에서는 지난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당시 상황과 정 전 사장 해임 논란에 대한 DJ의 입장을 소개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당내 역학구도와 관련해선 경솔하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복당 직후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는 현실정치 문제에 대해 개입을 안 하시고 남북문제 등 민족 전체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다"며 "아무래도 복당을 하면 그런 의견 개진이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조심스럽게 언행을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의원 박지원'으로서 의정활동은 충실히 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그는 월세 세입자도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받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당에서는 일단 박 의원의 합류에 긍정적이다.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하고 야당으로서 투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거란 전망이다. 특히 남북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과 경험이 당에 '플러스'가 될 거란 기대가 높다. 박 의원도 활동 상임위로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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