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증시엔 금메달커녕 KO펀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8.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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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6%·상해지수 7.7%·다우 2.6% 급락

8일 저녁 개막해 24일 막을 내리는 베이징올림픽이 증시에는 금메달을 안겨주기는 커녕 위기 강펀치로 국내외 증시를 그로기로 몰아넣었다.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 10개와 은매달 10개 이상을 획득하며 목표치인 '10-10'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국내증시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증시 등 글로벌증시는 올림픽효과를 누리기는 커녕 위기 공포감속에 약세를 지속, 우울증에 걸렸다.

베이징올림픽, 증시엔 금메달커녕 KO펀치


코스피지수는 22일 종가기준으로 1년4개월만에 15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4%(15.68)하락한 1496.91로 마감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4.6%(70.81) 하락했다. 올림픽 기간중 중국 상하이지수는 단 3일을 빼고 내리 하락했다. 8일 2605.72였던 상하이지수는 22일 2405.23으로 7.7%(200.49)급락,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베이징 올림픽후 경기가 냉각되는 올림픽계곡효과(valley effect)에 대한 우려와 국유기업의 비유통주가 풀리며 우려스런 하락을 맛봐야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 역시 금융위기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되며 8일 1만1734.32에서 21일 1만1430.21로 304.11(2.6%)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올림픽의 저주를 비켜가지 못했다. 니케이225지수는 502.37(3.8%)하락했다. 이외 대만 가권지수도 올림픽 기간에 4.1% 주저앉았고 러시아와 브라질증시 등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아시아 증시가 동반급락하며 미국관련주인 IT 금융주와 조선, 철강 등 중국관련주가 동시에 하락, 한국증시는 양쪽에서 강펀치를 얻어맞았다. 올림픽 기간중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철강, 화학,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1조16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림픽 기간동안 증폭된 미국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우려,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극도의 공포심을 자극하며 증시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 전문가들도 도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애널리스트들도 가격이 싸졌으니 사야한다는 밸류에이션 중심의 추천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만큼 앞날이 어둡다는 얘기다. 1500이 깨진 22일 코스피 거래대금도 3조6609억원에 불과, 극도로 움츠러든 투심을 반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촉발된 서브프라임사태가 한국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바닥이 어디인지 현 시점에서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미 금융당국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가운데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관측은 당분간 국내증시 산뜻한 반전을 말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중국도 8월에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비유통주 물량이 273억주에 이르는 등 물량부담과 올림픽 이후 경기부양책이 가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 감지됐다. 특히 해외펀드는 자산운용협회가 자료집계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이 지난달 7804억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 7일 이후 20일까지 9거래일 연속 설정액 감소를 기록하며 2855억원이 줄어들었다. 특히 해외주식형펀드 해외사정을 잘 모르는 탓인지 주가 오를때 가입이 늘고 주가가 하락할때 환매가 일어나는 패턴이 있어 주가가 더 하락하면 환매가 가속될 우려가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주가가 하락할때 더 가입하는 저가매수형이 많아 손절매성 대규모 환매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불투명한 증시전망 탓에 자금유입도 정체상태다. 지난 18일부터 20일중으로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852억원이 순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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