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생각대로 하면 울릉도가 독도 되고..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08.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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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SK텔레콤 독도이벤트 '오류투성이'

사진은 울릉도 올리면 되고, 모금은 독도로 하면 되고?

SK텔레콤 (51,600원 ▲100 +0.19%)이 독도 이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독도가 아닌 울릉도 이미지를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SKT는 동부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과 함께 지난 8월13일부터 9월11일까지 '독도 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경품 사이트에 독도 이미지 대신 울릉도 이미지를 사용한 것. 그나마 이 이미지마저 정상적인 것이 아니어서 말 그대로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것이냐' 눈총을 샀다.
SKT 생각대로 하면 울릉도가 독도 되고..


SKT는 8월분 요금고지서를 발송하면서도 동봉한 ‘우리 독도 지키기 캠페인’이라는 이벤트 유인물(DM 발송물)에 울릉도 이미지를 넣는 실수를 범했다. 뿐만 아니라 뒷면에 들어간 울릉도 이미지는 아예 좌우를 바꿔놓아 사실상 ‘지구상에 없는 섬’이 되고 말았다.



이 이벤트는 섬 이미지 안에 뚫려있는 6개의 구멍과 해당 사이트 모니터 화면을 겹쳐 나타나는 색깔을 통해 당첨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홍보물의 좌우가 바뀐 울릉도 이미지 밑에는 ‘대한민국 특허 제○○호’라고 밝혔다.

특히 응모방법을 설명하는 글에서는 해당 섬 이미지를 독도라고 명시해 SKT는 독도 이미지조차 모른 상황에서 이벤트를 진행한 셈이 됐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SKT측은 이미지를 독도로 바꾸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급조한 탓인지 발송물과 모니터상의 구멍이 맞지 않고 독도의 서도 측면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올려놨다. 통상 항공사진을 근간으로 한 지도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데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SKT로부터 이번 이벤트를 위탁받은 이에스시미디어 측 관계자는 “독도 이미지가 잘못됐다는 고객들의 항의가 있어 SKT측과 상의한 끝에 모니터에 지도를 맞추는 부분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SKT 측은 “게임 이미지 제작과정에서 발생한 디자인 대행사의 실수”라며 “담당자의 컨텐츠 확인작업 등 검수 책임이 있는 만큼 대행사와 SKT가 절반씩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7월 말 현재 2277만238명의 가입자 가운데 우편물을 통해 이용대금명세서를 받는 회원 수는 16.7%인 380만명으로 울릉도 이미지가 새겨진 독도 지키기 이벤트 유인물을 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9월호 DM 발송물에 사과문을 게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T는 자사가 제공하는 'T-map STREET'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경품의 당첨확률이 20배 높아지고 총 600회의 응모가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벤트를 이유로 동부화재에 자사 고객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독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열심히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이벤트는 소비자가 SKT 이벤트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하면 접속할 때 마다 100원이 독도 후원금으로 적립된다. 이 후원금은 사이버 외교사절단으로 알려진 반크에 전달된다.

반크는 SKT의 독도 사랑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후원금으로 독도 지도를 특별 제작하고 국내 1만7000여개 초·중·고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독도 지도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곳에서 벌인 모금활동으로 학생들의 독도 지도가 만들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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