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내부 도둑부터 잡아라

도쿄(일본)=성연광 기자 2008.08.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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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008]외부해킹 방지서 내부 정보유출 방지로 전환

↑ SS2008 행사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개막됐다<br>
↑ SS2008 행사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개막됐다


"외부 해킹방지에서 내부 정보유출 방지로"

그동안 외부 해킹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보보호 패러다임이 내부 정보유출 방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개최된 '시큐리티 솔루션 2008' 행사장. 이번 전시회의 핫이슈도 단연 내부 정보유출 방지솔루션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안 전시회의 주요 테마로 자리 잡았던 외부 해킹방지용 네트워크 보안제품과 안티바이러스 등은 이번 전시회에선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신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을 차단하고 중앙집중식 통제를 통한 자산관리 기술과 솔루션이 안방 자리를 단숨에 점령해버렸다.
더욱이 일본 시장의 경우, 2005년 개인정보보호법에 이어 올해 회계감사 제도의 충실과 기업의 내부 통제 강화를 의무화한 일본 사베인스옥슬리(J-SOX) 법안이 시행되면서 이같은 테마는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 민간 부문을 통합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연내 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비록 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이번 전시회는 향후 국내 보안 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할 전망이다.



◇ DLP 시장 선점경쟁 '후끈'= 이번 전시회의 최대 핫이슈는 단연 DLP(data loss prevention)다. DLP란 중요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와 사내정보 외부 반출 방지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정보유출방지시스템을 말한다.

시만텍, 트랜드마이크로, 맥아피 등 글로벌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앞다퉈 자사의 DLP 솔루션을 주력제품으로 출품했다. 이들 공룡기업들은 이미 2~3년전부터 정보유출 방지 전문업체들을 전방위적으로 인수합병하면서 DLP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을 예고한 바 있다.

이들 빅3는 이번 전시회에서 실제 DLP 프로그램을 실행해 기밀데이터가 USB메모리와 이메일을 통해 보내지지 않는 모습을 시연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데이터 일부를 복사하거나, 제목을 바꿔도 핵심 데이터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밖에 미국 웹센스와 루시다, 코드그린네트워크, 독일 유티마토, 일본 NTT데이터시큐리티 등도 이날 DLP 공동관에 자사의 솔루션을 출품, DLP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방증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시만텍재팬 관계자는 "제조기업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기업들의 도입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연말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 일본 히다찌가 SS2008 행사에서 콩트를 통해 자사의 내부정보 유출 방지솔루션을 알기쉽게 선보이고 있다.↑ 일본 히다찌가 SS2008 행사에서 콩트를 통해 자사의 내부정보 유출 방지솔루션을 알기쉽게 선보이고 있다.
◇ 유비쿼터스 보안도 눈길 = 한편, 이날 전시된 제품 가운데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보안제품들도 출품돼, 주목을 받았다.

NTT 네오는 휴대폰과 모바일 노트북 등을 통해 원격지에서 사무실 혹은 가정집 PC에 접속해 통제할 수 있는 '마이PC' 솔루션을 내놨다.

특히 이날 NTT네오는 밖에서 휴대폰 조작만으로 사무실 PC 전원을 켜거나 메일이나 업무파일을 확인하는 장면을 시연해 참관객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USB메모리만으로 원격지에서 사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인증 서비스도 나왔다.

NTTIT가 내놓은 '매직커넥터'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원격지에서 인터넷망을 통해 사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사용자의 USB 메모리를 인증해 사내망 접속 여부를 허가해주는 방식이다.

한편, PC와 프린터 등 IT기기업체들이 내놓은 보안 기술들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후지쯔는 사무실에서 인쇄물로 출력할 때는 이미지 암호화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수신자에게 전송돼야만 실제 원문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 방식은 사무실에서 인쇄나 팩스 전송과정에서 내부 부주의로 인한 정보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안된 신기술이다.

PC제조사인 도시바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통째로 암호화하고, 필요할때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세이프 부트 5'를 발표했다.

◇국내 업체, DRM 솔루션으로 참가 = 이날 전시회에선 한국 지방 벤처기업들이 토종 디지털저작권관리(DRM)솔루션을 공동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충북 지역 벤처기업인 발해와 애니라인이 그 주인공. 이들은 유디스(UDIS)라는 공동 브랜드로, 각 사별로 동영상, 문서, 그래픽, 설계툴 등 각종 데이터를 암호화해주는 DRM 솔루션을 선보였다.

애니라인 관계자는 "국내 지역 벤처기업들이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해외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7회째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22일까지 계속되며, 일본 국내외업체 116개사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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