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가 어딘데" 재빠른 금리 갈아타기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8.09.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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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보통예금 다시 보기

지난달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에 50만 원을 넣어뒀던 김지연(31) 씨는 계좌를 확인한 후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2054원'. 꼭 한 달만에 50만원의 원금에 대한 이자는 2000원이 넘게 불어나 있었다.

어찌보면 요즘 왠만한 아이들 과자 값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좋아하는 것이 소심해보일지 모르지만, 김 씨의 생각은 다르다.



이자에 이자가 붙고, 다시 이자가 붙으면...' 복리의 법칙에 따라 비록 지금은 푼돈일지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목돈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

김 씨는 최근 증권사 CMA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CMA 갈아타기'도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펀드 광풍이 불던 때에는 두 자릿수 수익률도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였지만, 이내 펀드 수익이 곤두박칠치면서 CMA나 정기예금처럼 한 푼 두 푼 착실히 불려나가는 상품에 오히려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0.1% 금리 차이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있는 알뜰 재테크족이라면, 최근 연 5% 중반까지 오른 CMA 금리 소식에 귀가 솔깃해진다.

지난 몇 년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도 마찬가지. 6% 후반의 적금 금리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이뿐 아니다. 연 7%에 이르는 고금리로 무장한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과 연 6%에 이르는 보통예금의 유혹은 한층 더 강렬하다.


◆ 입출금 잦은 쌈짓돈은 CMA로 불려

"0.1%가 어딘데" 재빠른 금리 갈아타기


제로금리에 가까운 월급통장에 돈을 넣어두기는 아깝고, 적금이나 예금에 가입하기에는 예치 기간이 짧다면, CMA가 단연 푼돈 재테크의 강자다.



최근 신설 증권사들이 높은 금리의 CMA를 내세워 고객 끌기에 나서면서 CMA 금리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현재 확정금리형 CMA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증권사는 IBK증권으로 연 5.45%의 금리를 보장한다. LIG투자증권의 확정금리형 CMA는 연 5.40%,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도 5.35%의 높은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약정형 CMA의 경우 금리는 더 올라간다. 삼성증권은 환매조건부채권형 CMA에 가입하면서 1년 약정을 하면 최고 5.8%의 금리를 제공한다.



동양종금증권의 CMA도 1년 이상 예치한다는 조건으로 최고 6%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정형 CMA는 약정을 깨고 중도에 돈을 찾을 경우 정기예금처럼 금리의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높은 금리만 보고 약정형 CMA에 가입했다가 중도에 돈을 찾게 되면 자칫 이자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일정기간 돈을 묶어둘 자신이 없으면 수시입출금식 CMA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연 6%대, 1년 이상 예적금 가입 적기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금리를 올렸다. 대출자들은 한숨을 내쉬지만 예금자들에게는 기회다. 1년 이상 묶어둘 예금 상품 가입의 최적기로 꼽힌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6.5% 안팎.



국민은행의 ‘와인 정기예금’은 신규 가입자에 대한 추가 금리 등을 포함해 최고 연 6.5%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이 8월 말까지 특별 판매하는 '독도는 우리땅 통장' 예금도 1년 만기 기준으로 최고 연 6.5%의 금리를 적용한다.

우리은행의 예적금 패키지상품 '팝콘 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6.31%. 정기예금 가입과 동시에 연결 적금이 자동으로 신규 가입되면서 정기예금의 월 이자를 적금에 투자하여 이자의 복리효과가 발생한다.



신한은행의 '희망에너지 정기적금'은 1년제가 연 4.8%이지만, 에너지 사랑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가족 관계 등을 등록하는 등 조건에 따라 1년제 최고 연 5.8%, 2년제 최고 연 6.0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에 연 7%예금도 등장했다. 농협이 선보인 ‘NH 하하예금’은 기본금리가 연 5.25%이지만 우대금리를 적용해 조건에 따라 최고 연 7.0%를 이자로 지급한다.

◆ 저축은행, 연 7%대 고금리로 유혹



시중 은행의 6%대 금리로는 만족할 수 없다면 저축은행 예ㆍ적금 상품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지난 2월 예금금리가 5%대로 떨어진 이후 반년만에 연 7%대 고금리 특판예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8월18일부터 서울의 12개 본ㆍ지점에서 연 7%(복리 기준시 7.22%)의 정기예금 상품을 5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이번 상품 금리는 12개월 이상 15개월 미만 정기예금에 적용된다. 1년제 정기적금은 연 6.5%대 금리를 적용하는데, 만 40세 이하의 맞벌이 부부를 위한 상품인 '파이팅 맞벌이 정기적금'은 0.2% 포인트의 우대 금리 혜택이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1년 만기 예적금 상품에 연 6.8% 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5명 이상 공동으로 예금 상품에 가입하면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연 7.0%의 2년 만기 정기적금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연 7.1%, 5명 이상 공동 가입하면 연 7.2%까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영저축은행은 추석맞이 중소기업 대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8월18일부터 300억 원 한도로 연 7%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진흥저축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6.9%로, 신라저축은행은 연 6.8%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 정도의 우대 금리를 적용해주기 때문에 실질 적용 금리는 거의 7%대에 이른다.



저축은행에선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 예금의 이자도 쏠쏠하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e-알프스보통예금'은 2000만원 이하 예금시 연 5%의 금리를 주는데, 현대스위스 체크카드 등과 동시에 신청하게 되면 보통예금으로 국내 최고의 금리인 6.3%를 받을 수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5월 최고 연 5.0%의 금리를 주는 보통예금 '와이즈 e-뱅킹 예금'을 선보였다. 동부저축은행의 '하이-하이 플러스 보통예금' 역시 기본 금리가 연 5%. 여기에 제휴카드(삼성카드)를 사용하거나 방카슈랑스에 가입하면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등 최고 연 5.3%의 고금리를 준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고금리에도 선뜻 저축은행 이용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문을 닫으면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5000만원이 넘는 금액은 다른 저축은행이나 가족 명의 등으로 분산 예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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